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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光소나타’까지 가세한 靑 비서진, 독선 더 걱정된다

기사입력 | 2020-06-01 11:47

현 집권 세력은 ‘청와대 정부’라고 불릴 정도로 청와대의 장악력이 강하고, 여당의 존재감은 약하고, 행정부는 절절맨다. 청와대 출신들이 대거 국회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제21대 국회에서는 당분간 그런 경향은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국회 임기 개시 이튿날인 지난 31일 단행된 청와대 비서관 인사는 예사롭지 않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비서 또는 참모 조직이라는 점에서 대통령과 통하는 사람 기용을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무원 조직이며, 국정의 정치 중립성도 엄연히 요구된다는 점에서 ‘내 편 아무나’ 임명해서도 안 된다.

교육비서관에 임명된 박경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때 당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에 의해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됐다. 수학 교사·교수 출신으로 교육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교육’에 특별한 역량을 보였다고 보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11월 박 비서관이 유튜브에 올린 월광소나타 연주 장면이 새삼 눈에 띈다. 그는 ‘월광소나타, 달빛 소나타가 문 대통령 성정을 닮았다’고 했다. 친문 인사들은 ‘문(文)’을 ‘문(moon)’에 비유해 미화하곤 하는데, 당시 조국 사태로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이 제기되는 등 정치적 곤경에 처한 문 대통령에겐 ‘문광(moon+光) 소나타’는 각별하게 보였을 것이다. 지난달에는 어느 검사가 세계적 소프라노의 ‘달님에게 보내는 노래’를 문 대통령에게 바치는 노래인 양 페이스북에 소개하자 진중권 전 교수가 ‘북조선이나 남조선이나…’라고 개탄한 적도 있다.

‘미투 운동’ 와중에 과거의 여성 비하 표현 등이 불거져 지난해 1월 청와대를 떠났던 탁현민 전 행정관을 의전비서관으로 승진·발탁한 것도 비정상이다. 통상 준장이 가던 국방개혁비서관에 육군 중장을 기용해 놓고 보안 운운하며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것은 비상식이다. 이런 사람들로 청와대가 채워질수록 독선적 집단 사고 위험성은 더 커진다. 최장집 명예교수가 ‘한국 진보의 도덕적 정신적 파탄’을 비판하며 ‘전체주의와 비슷하다’고 했던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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