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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원칙주의자… 입양·장애우 배려 등 ‘미담 자판기’

김유진 기자 | 2020-06-01 11:29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 2일 청와대에서 최재형(왼쪽)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8년 1월 2일 청와대에서 최재형(왼쪽) 감사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형 감사원장은…

경기고교·사법연수원 시절
다리 불편한 친구 업고 다녀

“감사원, 정권에 휘둘려선 안돼”
독립·중립성 강조 ‘강단’지녀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한 ‘성역 없는 보완 감사’를 지시한 최재형 감사원장의 ‘강단’이 관심을 끌고 있다. 최 원장이 최근 사석에서 “(본인을 감사원장에 임명한 것이) 코드 인사가 아님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발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조인 출신인 최 원장은 인간미를 갖춘 원칙주의자로 유명하다. 그의 과거 행적들에 숱한 미담과 일화들이 전해지면서 ‘미담 자판기’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최 원장 주변 인사들은 최 원장을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으로 평가한다.

1일 문화일보 취재에 따르면 최 원장은 월성 1호기 감사 문제로 감사원이 집중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감사원이 정권에 휘둘려선 안 된다’는 원칙을 내부에 연일 강조하고 있다. 최근 감사원 간부 회의에서 “검은 것을 검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검은 것을 희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내부 기강을 잡은 것도 감사원의 독립성, 중립성을 중시하는 그의 원칙에 기반한 행보로 해석된다.

최원장은 경기고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2년간 업고 등·하교시켰다. 중학교 절친인 친구가 다리 수술로 1년 휴학한 뒤 경기고에 1년 뒤 입학하자, 친구를 업고 다녔다. 이 친구가 서울대 법대에 후배로 들어오자, 또다시 업고 다녔다. 최 원장은 75학번, 그 친구는 76학번이다. 이후에도 최 원장과 친구는 1981년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사법연수원에 출퇴근할 때에도 친구를 업고 다닌 것으로 전해진다.

최 원장은 자녀들과 함께 최근 5년간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 만 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봉사활동을 이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4년 그가 서울가정법원장에 임명됐을 때에는 남자아이 두 명을 입양해 정성껏 키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리에 맞는 자연스러운 인사’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최 원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선의 가치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윤리의 실천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한결같이 해내며 곧은 길을 걸어가시는 분, 인격과 삶이 일치하는 분”이라고 그를 소개하기도 했다.

최 원장 일가는 3대가 병역을 이행한 ‘병역 명문가’로도 이름이 나 있다. 최 원장은 특히 ‘청렴하고 강직한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 부친(최영섭 해군 예비역 대령)의 일화를 자주 소개한다고 한다. 지난 4월 감사원 간부 회의에서도 1999년 6월 우리 해군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과 충돌했을 당시 부친과 함께 인천 제2함대에 갔던 이야기를 했다. 부친이 2함대 사령관에게 “대원들 사기는 어떠냐”고 묻자 사령관이 “맹렬히 짖으면서 사냥감을 향해 달려들려고 하는 사냥개들의 끈을 잡고 있는 기분입니다”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최 원장은 감사원 간부들에게 이 일화를 전한 뒤 “원장인 제가 사냥개처럼 달려들려 하고 여러분이 뒤에서 줄을 잡고 있는 모습이 돼서는 안 된다”며 독려했다.

감사원의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는 현재 1명 공석을 제외한 5인의 감사위원 모두 현 정부 들어 임명된 친여권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감사위원들이 사실상 정부 기조에 반기를 들기 어려운 구성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감사원 안팎에서는 “최 원장이 친여 성향의 감사위원 5인에게 포위당한 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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