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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U.S. View ]

한·미 디커플링 넘어 동맹 해체로 가나

기사입력 | 2020-05-27 11:54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韓美정책 디렉터

미·중 新냉전 속 동맹 갈등 고조
美우선주의 - 韓민족주의 충돌
동맹 이후 대비 외교 강화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냐에 대해선 이견이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한·미 동맹을 비롯해 국제기구들에는 중대한 위기 요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미·중 경쟁 속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안보적 위기가 깊어지는데 한·미 양국은 방위비 분담을 놓고 갈등을 벌여 동맹의 위기는 안팎으로 더 커지는 모양새다. 한·미 동맹이 이 같은 스트레스 테스트를 견디지 못한다면 한국은 동맹이 해체될 때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둘러싸고 미·중이 벌이는 정치적 갈등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미·중 경쟁은 미국의 대중 투자에 장애 요인인 동시에 경제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또 중국에 의존하는 의약품 및 의료기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둘러싼 전 세계적 경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가치와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공급망을 형성하기 위해 중국을 배제한 ‘경제번영 네트워크(EPN)’를 만들자는 미국의 노골적인 제안은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 편을 택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 직접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

한·미 간 내적인 긴장은 동맹의 미래에 더 해악을 미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미국의 우파 국가주의는 동맹 피로증을 부추기고 있다. 이런 현상은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에서 후퇴하는 징후로도 여겨져 우려스럽다. 반면 한국 정치권에서는 민족 공조를 우위에 두는 좌파 민족주의가 부상하면서 남북 관계와 한·미 동맹의 디커플링 움직임도 있다. 남북 경제협력을 북핵 폐기를 위한 한·미 공조에서 분리시키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한국 우선주의’라 할 만한데 이런 흐름으로 인해 동맹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분담 접근법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위기에 빠진 동맹국들을 압박하면서 동맹 이완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런 접근법은 미 정부 내에서도 동맹 관계는 물론 미국의 국익에도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이 협상에 앞서 동맹 강화와 관련된 무형의 가치를 존중하고 강조했다면 분담금 인상에 대한 한국의 부정적 기류를 씻어 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 안보보다 돈을 앞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은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어 약속을 의심받게 만들고 있다. 동맹 문제가 이렇게 다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동맹이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 경우 한국은 생존을 위한 새로운 외교 전략을 짜야 한다. 동북아에서 강대국 정치가 재부상하는 시대에 한국은 어떤 외교 전략적 옵션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 전방위 외교를 해야 한다. 미국의 안보 보장이 없는 상태에서 한국은 잠재적 위협을 관리하는 동시에 모든 국가와 외교적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동맹이 없는 상태에서는 안보적 위협과 기회가 언제 어디서든 올 수 있기 때문에 잠재적 위협을 무력화하기 위한 슬기로운 외교 군사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 둘째, 국수적 시각에서 벗어나 국제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동맹이 해체된다면, 북한의 위협을 중립화하는 문제가 최우선적 안보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동맹이 없는 상태에서 대남 우위를 차지하려는 북한의 욕구를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남북관계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탈동맹 시대 한국이 해야 할 가장 핵심적 안보 현안이 될 것이다.

셋째, 미래 지향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 한·미 동맹은 한국의 대일 관점을 과거 지향 상태에 머물게 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안보 구조가 부재할 경우 한·일 양국이 과거사에 얽매여 있기 어려울 것이다. 한·일 양국은 과거사 리스크를 관리하며 협력적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넷째, 네트워크가 강해야 한다. 한국은 미·중 경쟁을 완화하고 지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동북아 협력적 안보 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을 가져왔다. 지역 내 안보 보장 역할을 하던 동맹이 없을 경우 문제는 좀 복잡해진다. 한국이 지역에서 역할을 하려면 아세안이나 유럽연합, 나토 등이 동북아에서도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이 국내적으로 단합해야 한다. 포스트 동맹 시대 한국이 일관된 외교 전략을 견지하려면 국내 여론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분열적 정치 행태로 단결이 어려웠지만, 동북아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한국이 생존과 성공을 위한 외교 전략을 견지하려면 국내적 지지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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