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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시대 한강 교두보’ 인천 계양산성, 내주 국가史蹟 된다

지건태 기자 | 2020-05-22 11:19

인천 계양산 자락에 있는 계양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등록을 앞두고 고대산성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계양구청 제공 인천 계양산 자락에 있는 계양산성이 국가지정문화재(사적)로 등록을 앞두고 고대산성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계양구청 제공


국내 첫 ‘토심석축기법’적용
당대 최고 축성기술 평가받아

성곽은 봉우리 중심으로 축조
‘목간’등 유물 1800여점 발굴

박물관도 이달 28일 문열어
다양한 역사교육·체험 행사


인천 계양산성이 지난 13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사적(史蹟)심사를 통과했다. 관보 게재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주 중 국가사적으로 등록된다.

문화재청은 계양산성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돼 시대별 성곽 양식을 연구할 수 있고 한강 유역의 교두보 성곽이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국가문화재로 지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7년 첫 발굴조사를 시작한 지 23년 만이다.

인천 계양구 계산동 산 10의 1 일대에 자리한 계양산성은 6만2863㎡ 면적에 높이 7m의 성곽 둘레가 1180m에 달하는 삼국시대 산성이다.

인천 계양구는 계양산성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10여 차례에 걸친 지표조사와 발굴조사 등을 통해 1800여 점의 유물을 발굴하고 고대산성에 관한 국제학술대회도 수차례 개최했다.

2012년에는 ‘계양산성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1000여 기에 달하는 성곽 주변 분묘를 모두 이전해 탐방로를 조성했다. 이어 2016년에 국가지정문화재 등록을 신청하면서 5차례에 걸친 문화재위원회의 현지실사와 검토과정을 거쳤고 성벽에 대한 정밀조사도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과 사료는 오는 28일 개관하는 계양산성박물관에 모두 전시된다. 계양산성은 백제가 처음 성을 쌓아 고려시대까지 사용한 고대산성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된 적 없는 ‘토심석축기법(성 바깥쪽을 돌로 쌓고 안쪽에 흙을 쌓는 축조기술)’이 적용됐다. 삼국시대 산성으로 당대 최고의 축성 기술로 평가받는다.

성곽은 인천 계양산 정상이 아닌 동쪽의 낮은 봉우리를 중심으로 축조됐다. 전통혼례에서 착용하는 사모관대(紗帽冠帶)의 형태로 성곽 배후에 지세가 높은 봉우리가 있고 그 가운데 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지형의 공터가 조성됐다. 삼국이 각축을 벌이던 고대사회에서 계양산성은 서쪽으로 서해와 강화도 일대를, 서북쪽으로 한강 하류를, 북동쪽으로 김포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전략적 요새였다.

하지만 계양산성의 축조와 활용, 폐지에 이르는 연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역사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1656년)’ 등 조선시대 문헌에 ‘고성(古城)’이라 표현된 것만으로 봐서 삼국시대에 축조돼 고려시대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문화재로 인정받기 위한 발굴조사가 20년 넘게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고대산성임을 알 수 있는 북문지와 집수정, 대벽건물지 등 다수의 유적이 발견됐다. 또 백제시대 논어를 기록한 ‘목간’과 당시 토기로 사용된 ‘원저단경호(둥근바닥항아리)’ 등 1800여 점의 유물이 수습되면서 국가사적으로서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장기적인 학술조사와 체계적인 보존관리, 사유지 매입 등을 병행한 계양구의 노력을 지방자치단체가 사적 지정을 추진한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백종오 한국교통대 박물관장은 “군사적 요충지에 위치한 계양산성은 한강 유역 성곽 중 가장 큰 규모로 역사적 가치가 있으며, 해당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사적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계양구는 계양산성의 국가사적 등록 이후에도 문화재청과 협력해 산성 내 문화재 발굴조사를 이어가며 체계적인 정비계획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또 28일 개관하는 계양산성박물관을 통해 다양한 역사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2015년부터 건립을 추진한 계양산성박물관은 연면적 1998㎡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발굴된 유물 1800여 점이 이곳 상설전시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계양구 관계자는 “계양산성의 국가사적 등록과 함께 삼국시대 위상을 되찾고, 계양구가 ‘역사문화도시’로서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오는 28일 개관하는 계양산성박물관. 계양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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