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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창력·자기고백… 음원 휩쓰는 ‘솔로 퀸’의 매력

김인구 기자 | 2020-05-22 11:16

청하 청하


맑고 호소력 강한 독특한 음색
암울한 개인사까지 솔직 표현
치열한 경쟁에도 팬덤 만들어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장 변화
보컬·화법·걸크러시 화학작용
외국 가수들도 국내서 큰 인기


충무로에서 여배우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은 것처럼 K-팝에도 여성 솔로 가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나 아이돌 그룹 위주의 경쟁 환경에서 꾸준히 팬덤을 유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아이유, 선미, 태연에 이어 볼빨간사춘기(안지영), 마마무 솔라, 청하, 러블리즈 류수정 등 홀로서기에 나선 여성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치열함 속에서도 이들이 성공적으로 팬덤을 유지하며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일까.


21일 멜론, 지니뮤직, 네이버뮤직 등 주요 음원 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 따르면 상위권에 여성 솔로 가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아이유의 ‘에잇(Eight)’, 볼빨간사춘기의 ‘나비와 고양이’는 1, 2위를 다투고, 태연의 ‘해피(Happy)’, 청하의 ‘스테이 투나이트(Stay Tonight)’는 상위권이다. 방탄소년단, NCT 127, 레드벨벳, 에이핑크처럼 남성이거나 그룹 혹은 인기 드라마의 OST가 점령한 차트 속에서 유난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여성 솔로 가수 전성시대’는 유행처럼 때때로 찾아왔다. 1990년대 말에 데뷔한 1세대 걸그룹 S.E.S와 핑클이 해체할 때나, 2000년대 중후반에 데뷔한 2세대 걸그룹 원더걸스, 카라, 소녀시대 등이 흩어졌을 때 솔로 가수가 쏟아져나왔다. 하지만 이 중 몇몇을 제외하곤 오래가지 못했다. 어느 정도 팬덤을 얻더라도 그건 주로 화려한 안무를 강조하는 댄스 솔로의 형태였다.

그러나 최근 여성 솔로 가수들은 탁월한 보컬에서 나오는 가창력과 꾸밈없는 직설화법으로 팬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여기에 음원 소비 방식이 스트리밍으로 옮아가면서 보컬의 매력과 화법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이유, 태연, 볼빨간사춘기, 청하는 ‘음원 강자’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내놓는 앨범마다 차트 순위 상위권을 휩쓸었다.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무엇보다 독특한 음색은 그들을 다른 가수와 구별 짓는 가장 뚜렷한 장점이다.

2008년 데뷔한 아이유는 12년간 정상을 지키고 있다. 맑고 깨끗한 고음, 호소력 있는 보이스로 사랑받는다. 게다가 작사·작곡까지 한다. 최근엔 EDAM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독자적 음악 세계 구축에 나섰다. 태연은 부드러운 고음과 풍부한 표현력이 강점이다. 2007년 소녀시대 리드보컬로 시작해 2015년부터 솔로로 독립했다. 소녀시대 멤버 8명 중 가수로서 가장 성공적으로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둘에서 하나가 된 볼빨간사춘기는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음색이 최고다. 허스키하면서도 청량한 보이스는 대체 불가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나의 독립된 아티스트로서 앨범 창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생존 전략 중의 하나다. 여성 솔로로 인정받은 가수들은 대부분 싱어송라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그뿐 아니라 가사와 멜로디에 자신의 개인적 사연을 녹이되,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전달했다.

‘가시나’의 선미는 자작곡을 많이 선보였다. 지난여름 발표한 ‘날라리’를 비롯해 ‘사이렌’ ‘누아르’ 모두 그가 직접 만든 곡이다. 시원하고 과감한 안무만큼이나 제목과 가사가 직설적이다. 최근 자전적 앨범 ‘1719’를 공개한 핫펠트(예은)는 더 거침없다. 2017∼2019년 암울했던 3년의 시간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고백한다. 가혹했던 가정사라고 해도 숨기는 법이 없다. 마마무의 솔라는 그룹으로 데뷔한 지 6년 만에 솔로 앨범 ‘뱉어(Spit It Out)’를 내놓았다. 노랫말 작업에도 참여했다. “50/50 난 도마 위에 늘 올라타/ 여자니까 왜 상관없어 my way/ Because I love me 굳이 욕할 건 없지/ 그냥 call my ne ne name.” ‘걸 크러시’의 매력이 흘러넘친다. 이들은 그룹 활동 때에는 철저히 개인을 숨겼다면, 솔로에서는 오히려 자신의 모든 것, 심지어 흠이나 방황까지도 낱낱이 고백한다.

사실 이런 직설화법은 전 세계적 추세다. 영국의 두아 리파와 앤 마리, 미국의 여성 래퍼 카디 비, 라틴 팝의 카밀라 카베요, 올해 그래미어워즈를 제패한 신성 빌리 아일리시 등은 가창력은 물론 싱어송라이터로서 자기 고백적 가사로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국내 음원 차트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두아 리파의 ‘돈트 스타트 나우(Don’t Start Now)’는 지니뮤직에서 20위권,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 가이(Bad Guy)’는 네이버뮤직에서 ‘톱50’ 안에 들어 있다. 앤 마리의 ‘2002’는 지난해부터 오랜 시간 국내 음원 차트를 지키고 있다.

여기엔 영화의 넷플릭스처럼, 아이튠즈·스포티파이·유튜브를 통한 자유로운 스트리밍이 한몫했다. 음원 소비 시장의 흐름이 앨범 구매에서 스트리밍으로 바뀌면서 국적을 초월한 창작과 소비, 팬덤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타이거 아이즈’를 발표하며 그룹 러블리즈와 솔로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류수정은 “러블리즈가 사랑스러운 음악을 테마로 한다면 솔로 활동에선 이런 전체 콘셉트에 구애받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요즘엔 재능 있는 아이돌 가수가 많다. 팀 안에서의 역할도 조화롭지만, 개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기회로 솔로 활동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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