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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낙태 의사 ‘살인’ 혐의 적용 3년6월刑

최지영 기자
최지영 기자
  • 입력 2020-04-1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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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절수술중 34주 태아 살아있는데 사망케…

법원 “미숙아도 생명은 존엄”
산모는 강간당한 미성년자

헌재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선
22주 내외로 규정… 적용 안돼


임신 34주차 여성에게 불법 임신중절(낙태) 수술을 해 태아를 숨지게 하고 시신을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부인과 의사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임신 여성의 자기낙태죄와 의사의 촉탁·승낙낙태죄에 대해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재판장 김선희)는 살인 및 업무상촉탁낙태,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산부인과 전문의 A 씨에게 징역 3년 6월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가 신청한 보석(보증금 등을 조건으로 한 석방) 신청도 기각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A 씨가 특이사항이 없는 산모를 수술할 때 태아가 살아나올 것이라 예견했고 실제로 산 채로 태어났음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양동이에 넣어 사망하게 했다는 점에서 비난 정도가 크다”며 “출생한 지 얼마 안 된 미숙아라 해도 생명은 존엄하고 고귀해 경시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수사 과정에서 간호조무사와 병원 직원 등을 접촉해 출산 당시 아이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허위 진술하게 하거나 허위진료기록부를 작성하게 한 점도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미성년자인 산모와 모친이 강간을 당해 임신을 하게 됐다며 낙태를 요구한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A 씨 측은 앞선 공판에서 지난해 헌재가 낙태죄 처벌 조항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형사 처벌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고 입법 시한이 도래하지 않아 적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태아가 독자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인 ‘임신 22주’ 내외를 낙태가 가능한 시기로 제시하면서 낙태죄 처벌조항의 시한을 올해 12월까지로 정한 바 있다. 현행 모자보건법 14조에서는 태아 부모가 신체질환이 있거나 강간 등으로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하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임신 24주까지만 낙태를 허용하고 있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인 A 씨는 지난해 3월 임신 34주차인 임산부에게 제왕절개를 하는 방식으로 불법 낙태 수술을 진행하고 살아서 태어난 아이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아이의 사체를 냉장고에 넣고 의료폐기물 등과 함께 버린 것으로도 조사됐다. A 씨는 마취과 전문의와 공모해 태아의 심장이 선천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진료기록지를 조작한 혐의도 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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