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정당·후보들의 말이 어느 정도 거칠어지는 현상은 피하기 힘들다. 그러나 공인으로서의 한계는 분명히 지켜야 한다. 언어가 사용자의 인격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유권자들이 심판하겠지만, 선거 막말 문제는 그런 개인 차원을 넘어선다. 정책과 역량 평가를 저해함으로써 유권자 판단을 흐리게 하고, 정치 불신도 조장한다. 그런 후보가 당선되면 정치 자체를 저질화시킨다. 따라서 유권자도 공당(公黨)도 결코 막말을 용납해선 안 된다.

이번 총선도 예외가 아니다. 경기도 부천병 지역구에 출마한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는 6일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일부 세월호 유가족에 대해 비하(卑下)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인터넷 매체가 보도한 이후 온라인에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는 ‘세월호 텐트 ○○○ 사건’을 거론했다. 그러나 공당의 후보가 공적인 자리에서 결코 입에 올려선 안 될 발언이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 따질 문제가 아니다. 공당의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며 허리 굽혀 사과하고 차 후보 제명을 지시한 이유일 것이다. 서울 관악갑에 공천된 김대호 후보는 6일 30대 중반과 40대를 향한 ‘무지와 착각’, 7일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는 발언 후폭풍으로 8일 제명됐다. 본인들은 전체 맥락을 보면 전혀 문제가 없는 발언이라고 항변하지만, 공식 발언과 술자리에서나 할 얘기를 구분하지 못하면, 그 자체만으로도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더불어민주당도 덜하지 않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7일 김종인 위원장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황교안 애마, 박형준 시종…”이라고 비난했다.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이다. 통합당 측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하자, 윤 총장은 “무고죄로 맞고소”로 맞섰다. 집권당 고위 당직자의 계산된 발언이라는 점에서 개별 후보들의 막말보다 더 심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