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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허벅지 만졌을때 즉각 거부 없었어도 강제추행죄에 해당

이희권 기자 | 2020-03-26 12:01

대법, 유죄취지 파기 환송

회식자리에서 여직원의 허벅지를 쓰다듬었다가 강제추행죄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유죄 취지로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대법원은 기습적으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방식의 추행이 이뤄졌다면 피해자가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2)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26일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성범죄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당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더라도 강제추행죄 성립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역 프랜차이즈 미용업체를 운영하는 A 씨는 2016년 2월쯤 경남의 한 노래방에서 직원들과 회식을 하던 중 자사 가맹점 직원 B 씨를 옆자리에 앉힌 후 볼에 입을 맞추고 오른쪽 허벅지를 쓰다듬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A 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하며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A 씨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폭행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B 씨가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에서 약 1년 9개월이 지난 후에야 A 씨를 고소하였는데 이는 A 씨와 B 씨 가족 사이에 가맹점 계약 관련 분쟁이 발생한 시점이라는 부분도 언급됐다. 당시 노래방에서 같이 회식을 하던 직원들이 “A 씨가 피해자의 허벅지를 쓰다듬는 것을 보았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도 2심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시 다른 직원들도 함께 회식을 하고 나서 노래방에서 여흥을 즐기던 분위기였기에 피해자가 즉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해서 피고인의 행위에 동의한 것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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