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간 ‘도쿄올림픽 특수’

‘도쿄올림픽 특수’는 일단 물 건너갔다.

올림픽은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고, 특히 막대한 스포츠 마케팅 자본이 투입되는 ‘빅 마켓’이다. 올림픽 마케팅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대신 소비자 사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좋은 기회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폐회식 중계는 전 세계 50억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글로벌 기업이 거액을 쏟아부으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후원하는 이유다.

올림픽을 관리 감독하는 IOC는 분야별로 기업 1곳을 메인스폰서로 지정하고 올림픽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에어비앤비, 코카콜라, 제너럴일렉트릭(GE), 아토스, 인텔, 비자, 파나소닉, 오메가, 토요타, 알리바바, 다우, 피앤지(P&G), 브리지스톤 등 14개 글로벌 업체가 메인스폰서인 올림픽파트너이며 4년간 1억 달러(약 1255억 원) 정도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단계 아래인 올림픽 로컬스폰서로는 50개가 넘는 업체가 참여하며 총 계약 규모는 최소 12억 달러(1조4256억 원)에 달한다.

올림픽스폰서는 이미 올해 7월 24일 개막 예정이던 2020 도쿄올림픽을 겨냥, 올림픽마케팅을 펼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한숨짓고 있다. 특히 일본 기업 토요타는 도쿄올림픽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토요타는 2013년부터 2024년까지 8억8800만 달러를 IOC에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토요타는 도쿄올림픽에 맞춰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비티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고 레벨4 자율주행차 e팔레트(e-Palette) 20대와 미래 연료 전쟁의 중심에 설 수소전기차 미라이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를 올림픽 기간 선수단 수송 등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토요타가 지금까지 올림픽에 쏟아부은 돈이 10억 달러(1조2000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토요타를 포함한 올림픽 스폰서, 그리고 올림픽에 맞춰 TV 신상품을 내놓는 가전업체 등은 코로나19로 전 세계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도쿄올림픽마저 1년 연기돼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는커녕 애를 태우고 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