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호근 전 예술감독 이임사
“오페라 지휘자 활동에 전념”

“국립오페라단이 조속히 정상적으로 운영되기를 원하며 오로지 관객에게 좋은 공연을 선사하는데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윤호근(사진) 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단장)이 24일 이임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부당 인사 혐의로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해임 됐으나 법원 복직 판결로 최근 단장 직에 복귀했다가 이날 자진 사퇴했다. 이로써 윤 전 단장과 박형식 현 단장이 동거하던 ‘한 지붕 두 수장’ 사태는 마무리됐다.

윤 전 단장이 스스로 물러난 것은, 문체부가 법원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고 합의를 하며 이른바 명예 퇴진 길을 열어준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서울 예술의전당 내 국립오페라단에서 열린 이임식에는 박형식 단장을 비롯한 국립오페라단 이사진과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등 국립예술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단장은 “제가 계획했던 공연들을 무대에 올리느라 애써주신 박형식 예술감독을 비롯한 임직원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상충되는 이해관계로 인해 오페라예술의 위상이 손상되는 일은 매우 유감”이라며 오페라계의 파벌 싸움과 문체부의 미흡한 관리 감독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그는 “이제 예술가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그는 “오페라 지휘자로서의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뜻”이라고 문화일보에 밝혔다. 윤 전 단장은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를 졸업한 후 동양인 최초로 베를린 슈타츠오퍼(국립오페라극장)에서 부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유럽무대에서 크게 활약한 바 있다. 국립오페라단을 이끌며 ‘윌리엄 텔’,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 ‘오페라 1945’ 등 대작들을 기획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