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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도쿄올림픽 GO!”… 각국 선수 “무책임, NO!”

정세영 기자 | 2020-03-18 14:35

17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올림픽 하우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하계올림픽 종목별 국제경기연맹(IF) 회장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EPA 연합뉴스 17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 올림픽 하우스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이날 IOC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하계올림픽 종목별 국제경기연맹(IF) 회장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EPA 연합뉴스

33개 종목 IF회장들 화상회의
“6월 30일까지 선수선발 마치면
‘극단적 결정’ 내릴 필요 없다”

加 금메달리스트 위켄하이저
“당장 내일 훈련할 곳 없는데…”
영국 여자육상 존슨 톰슨
“공정한 조건서 싸우려면 연기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0 도쿄올림픽 강행 방침을 밝히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선수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이동 제한 조치에 따라 도쿄올림픽 예선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는데도 정상 개최를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17일 오후 9시(한국시간)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하계올림픽 종목별 국제경기연맹(IF) 회장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화상회의엔 도쿄올림픽 33개 정식 종목 국제연맹 대표들이 참여했다. 한국에선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가 함께했다. 화상회의를 마친 뒤 IOC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전념하고 있고 현 단계에서는 어떠한 극단적인(drastic) 결정을 내릴 필요가 없다”며 “6월 30일까지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 선수 선발이 완료되면 올림픽 준비에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힌 IOC에 비난이 잇따랐다. 헤일리 위켄하이저(캐나다) IOC 선수위원은 “IOC는 무감각하고 무책임하다”면서 “앞으로 3개월은 고사하고 24시간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위켄하이저는 아이스하키와 소프트볼 캐나다 대표였으며 아이스하키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목에 걸었다. 그는 코로나19 탓에 훈련시설이 문을 닫고,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예선이 연기되면서 선수들은 당장 내일 어디에서 훈련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그리스의 카테리나 스테파니디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는데도 IOC는 도쿄올림픽 연기나 취소 결정을 하는 대신 선수들에게 계속 올림픽을 준비하라고 한다”면서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상황이 크게 나빠졌는데도 IOC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테파니디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선수위원이며, 도쿄올림픽 그리스 내 성화봉송 마지막 주자였다. 그리스올림픽위원회는 지난 12일 채화된 성화의 그리스 내 봉송을 이튿날 중단했다.

IOC는 6월까지 도쿄올림픽 출전권 배분이 확정되면 올림픽 개최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현재로써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전체 출전권 중 절반을 조금 넘는 57%가 정해졌다. 나머지 43%를 놓고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도쿄올림픽 예선 연기,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올림픽 예선을 치르기 위해 개최지로 이동할 수조차 없다. 유럽, 미국, 그리고 아프리카로 코로나19는 급속히 퍼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외국인 입국 차단 등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조 총재는 ‘6월까지 올림픽 선발전을 치르지 못할 경우 대안에 관한 얘기가 화상회의에서 오갔냐’는 물음에 “없었다”고 답했다. 국제조정연맹은 올림픽 예선을 아예 전면 취소했다. 국제조정연맹은 올림픽 출전권과 관련,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정성 논란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스포츠 최강국인 미국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6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앞으로 8주간 미국 내에서 5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열지 말라고 권고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 “10명 이상 모이지 말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훈련시설 폐쇄가 속출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선수, 지도자들은 애를 먹고 있다. 미국은 6월 20∼29일 육상대표 선발전, 6월 22∼29일 수영대표 선발전, 6월 26일∼29일 체조대표 선발전을 개최한다. 하지만 훈련장소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리우올림픽 여자수영 2관왕 릴리 킹은 “선수들의 삶은 코로나19로 뒤집혔다”면서 “모든 선수가 운동할 수 있는 곳을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나는 내일 어디서 훈련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영국 여자육상의 카타리나 존슨 톰슨은 “IOC는 최선을 다해 올림픽에 대비하라고 하지만 영국 정부는 체육관, 공공장소를 폐쇄하고 집에 머물라고 한다”고 밝혔다. 알레한드로 블랑코 스페인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훈련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선수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싸우려면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6월 예정됐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0)과 남미축구선수권(코파아메리카)은 이날 모두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월드컵과 함께 축구 3대 메이저 이벤트로 꼽히는 유로 2020과 코파아메리카의 연기는 IOC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IOC와 아베 신조 총리가 정상 개최를 역설하지만, 일본 내에선 ‘연기’ 여론이 지배적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이 14∼15일 이틀에 걸쳐 일본 국민 1170명을 상대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절반을 훌쩍 넘는 63%를 넘겼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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