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下) 세대·지역갈등 넘어선 이념 갈등
60-50-20-30-40代 順으로
정책현안 대한 보수성향 높아
‘개성 공단’ 20대 63.9% 반대
30·40대는 50.5%가 “찬성”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각 정당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17일 문화일보와 서울대 폴랩(Pollab)이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대가 30·40대보다 더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에서 20대는 50대보다 더 보수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일보와 폴랩은 이번에 실시한 정치·행정, 외교·안보, 경제·산업·민생, 사회·복지·문화 등 4개 분야 40개 정책 설문 결과의 상관관계를 라쏘(LASSO·Least Absolute Shrinkage and Selection Operator) 기법을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20대는 정책 입장 면에서 전체의 49퍼센타일(1이 진보, 100이 보수라고 할 때 응답자의 위치)에 해당했다. 20대가 30대(44퍼센타일)와 40대(42퍼센타일)보다 더 보수적이고, 50대(48퍼센타일)와 성향이 유사하다는 뜻이다.
20대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유독 보수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20대는 56퍼센타일에 해당해 30대(45퍼센타일), 40대(41퍼센타일), 50대(46퍼센타일)보다 더 보수적이고, 60대 이상(57퍼센타일)과 정책 입장이 비슷했다. 예컨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30·40대는 각각 83.2%와 84.0%가 찬성했지만, 20대는 64.9%가 찬성 의견을 밝혔다.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서도 30대와 40대는 각각 50.5%와 54.1%가 찬성했지만, 20대는 36.1%만 찬성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젊은 세대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외교·안보 분야 등에서 보수 성향을 많이 띠는 것”이라며 “이번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젊은 유권자 표심이 무조건 여권에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20대의 보수적 성향은 ‘경제·산업·민생’과 ‘사회·복지·문화’ 분야에서는 옅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산업·민생 분야에서 20대는 48퍼센타일에 해당해 30대(43퍼센타일), 40대(45퍼센타일)와 비슷했지만, 60대 이상(59퍼센타일)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20대는 64.4%가 찬성해 30대(68.4%), 40대(65.8%)와 비슷한 성향을 보였다. 같은 질문에 60대 이상은 45.0%가 찬성했다.
사회·복지·문화 분야에서도 20대는 46퍼센타일에 해당해 30대(48퍼센타일), 40대(45퍼센타일)와 유사한 성향을 보였다. ‘동성 간 혼인 허용’에 대한 질문에 20대의 53.7%가 찬성해 가장 포용적이었고, 30대(47.4%), 40대(39.0%), 60대 이상(25.5%) 순으로 동성 간 혼인 허용에 찬성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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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난임부부 ‘삼신할배’ 만나려 텐트치고 ‘노숙런’
경주 = 글·사진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6년간 시험관 시술을 10번이나 했는데 번번이 임신에 실패했어요. 전국의 ‘용하다’는 병원과 한의원은 다 돌고 있어요. 오전 4시에 도착했는데 이미 30팀이나 대기하고 있더라고요.”토요일이던 지난 20일 오전 7시쯤 경북 경주시 한 한의원 앞은 캠핑장을 방불케 했다. 난임으로 힘들어하던 연예인 부부들이 이곳에서 한약을 지어 먹고 임신에 성공했다는 일화가 방송을 타면서 텐트를 치고 밤새 진료를 기다리는 난임 부부들이 ‘노숙런’을 벌이면서다. 이곳에서 만난 심모(46) 씨는 “‘삼신 할배’로 불리는 이곳 4대 원장이 맥을 잘 짚는다고 해서 부산 시댁에서 금요일 하루 숙박하고, 오전 3시에 출발했다”면서도 150m 길이로 한 줄로 늘어선 30여 개의 텐트와 80여 명의 환자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저출생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풍경 같다. 이렇게 간절하신 분들이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난임 시술 건수는 20만1412건으로 2018년에 비해 47.6% 늘었다. 부부 7쌍 중 1쌍이 난임 부부라는 조사도 있다. 2022년 난임 진단자는 23만8952명에 달한다. 난임 부부가 늘면서 난임 치료에 유명한 병원을 찾아 ‘원정 순례’를 가는 환자들이 생기는 이유다. 이곳에서 만난 부부들은 모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오전 9시 30분 진료가 시작되자 ‘대기 1번’으로 한의원으로 들어선 이모(33) 씨는 “지난 2년간 인공수정을 4번이나 했는데 화가 날 정도로 매번 실패했다”며 주변의 추천을 받고 반신반의하며 캠핑 도구를 싸 들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이 씨는 “아직 젊은 나이라 금방 아이가 생길 줄 알았는데 매번 실패하니 조급해지고 간절해졌다”며 “이런 정성이 하늘에 닿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대기 4번’을 받은 곽모(34) 씨는 “난임 시술비 지원을 받아도 시험관 시술 한 번에 100만 원씩 나가 부담이 크다”면서도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한의원 백진호(5대) 원장은 “초혼 연령이 높아진 탓에 과거에는 20∼30대 환자들이 주였다면 이제는 30∼40대 환자들을 많이 본다”며 인기 비결로 “130년간 운영하면서 쌓인 환자 데이터와 질 좋은 한약재”를 꼽았다. ‘실패담’을 듣고도 절박한 마음에 이곳을 찾았다는 부부들도 있었다. 전날 오후 4시부터 줄을 섰다는 임모(43) 씨는 “주변인 중 3명은 이곳에서 약을 먹고도 임신에 실패했지만, 일단은 뭐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최영민 서울대 산부인과 명예교수는 “난임 치료 성공률 등 객관적 데이터가 주어진다면 환자의 선택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자들은 양의학이든 한의학이든 100%의 성공률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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