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구 힘내세요” 광주서 보낸 마스크 온정 27일 광주 북구청 광장에서 구청 직원들이 지역 취약계층과 자매도시인 대구 달서구에 전달하기 위해 북구·통합방위협의회가 공동 구매한 마스크를 담은 박스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지원자 이틀새 4배로 늘어
국방부는 공보의 750명 투입

강원도 등 지자체·향토기업들
방역물품·식료품 잇달아 지원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지는 환자들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대구로 집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지원 단장인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28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7일 저녁 가뜩이나 부족한 방호복 3000벌을 비롯해 의료진 식량 등을 트럭에 싣고 대구로 내려왔다”면서 “아무도 대구로 내려가지 않으려고들 해 화물차를 구하는 데 엄청나게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과도한 공포가 대구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고 덧붙였다.

방 부회장은 이날 오전부터 진료에 나섰다. 우선 약 2주간 진료할 계획이고 필요한 경우 더 머물 예정이다. 그는 “방호복 같은 의료진의 물자 부족이 있고, 이와 관련해 행정적 혼선도 좀 있어 다들 긴장하고 있는데 의료진마저 뚫리면 환자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하고 의료 인프라 마비를 불러올 수 있어 다들 초긴장 상태”라고 현지 표정을 전했다.

대구 파견 지원자는 속속 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대구지역에서 봉사할 의료인을 모집한 결과 28일 오전까지 총 853명이 지원한 상황이다. 이틀 사이에 약 4배로 늘어났다. 이미 전날 대구지역에 먼저 달려온 의료인력은 의사 24명, 간호사 167명, 간호조무사 157명 등에 달하고 있다. 이성구 대구의사회 회장이 코로나19와 관련,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눈물의 호소를 한 지 단 이틀 만의 일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유례 없는 감염병과 전쟁을 하고 있다”면서 “대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의료 지원에 앞다퉈 나서준 의료인 여러분에게 너무나 감사 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향토 기업들도 발 벗고 나섰다.

이날 전국 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강원도는 이날 오후 대구에 소독제와 살균제 등 1억2000만 원 상당의 방역 물품을 지원한다. 도는 앞서 23일에도 마스크, 소독제, 방진복 등 방역·의료용품 1만 세트를 대구시에 전달했다.

광주 북구는 27일 통합방위협의회와 함께 마련한 마스크 5000개를 자매구이자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 달서구에 발송했다. 광주시 산하 기관인 광주환경공단도 이날 마스크 1000개를 대구환경공단에 전달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에서도 ‘달빛(달구벌-빛고을)동맹’의 상부상조가 눈길을 끌었다.

전남도 역시 대구에 확진자가 급증한 직후인 20일 마스크 4만 개, 손 세정제 600개, 면역력 강화 지역특산물인 보성녹차·광양매실·무안양파, 해조류국수·우리밀라면 등 국산 재료로 만든 가공식품을 보냈다. 부산의 향토기업인 세운철강은 1억 원 상당의 곰탕, 갈비탕을 대구지역 피해자들과 자원봉사자 등 지원 인력에게 한 끼 식사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국방부도 동참키로 했다. 올해 신규 임용 예정인 공중보건의사 750명을 오는 3월 5일 조기 임용해 역학조사, 선별진료, 환자 치료 및 방역 업무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국군의료지원단을 운영해 전국 공항과 항만, 우한(武漢)교민 임시생활시설, 대구·경북 의료지원을 위해 군의관, 간호장교 등 325명을 지원 중이다. 국방부는 국군대구병원을 대구지역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300병상을 대구·경북 확진환자 치료에 투입할 예정이다.

최재규 기자, 광주 = 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