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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사건 선고]

“직권남용으로 볼 증거 없고 인정도 어려워”…이틀연속 無罪

이희권 기자 | 2020-02-14 12:09

임성근 ‘재판개입 혐의’ 무죄

朴 전 대통령 명예훼손 재판
靑입장 반영 혐의 기소됐지만
1심 모든 공소사실 “죄 없다”
양승태 판결에 영향 불가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재판을 받던 현직 판사 3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된 데 이어 14일 오전 각종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56·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에게마저 법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하면서 문재인 정부 들어 이뤄진 ‘사법부 적폐청산 재판’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아직 유무죄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결국 현 정부가 밀어붙였던 ‘판사 찍어내기’의 상당 부분이 사법부의 정당한 직무까지 ‘적폐’로 이름 붙인 채 무리한 수사와 기소로 이뤄졌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송인권)는 이날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 부장판사에 대해 “직권남용으로 볼 증거가 없고 이를 인정하기도 어렵다”며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법관의 재판업무 개입혐의에 대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직권남용죄의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임 부장판사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를 받고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加藤達也) 전 일본 산케이(産經)신문 서울지국장 재판에 개입해 청와대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8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체포치상 사건 재판에서 선고 이후 등록된 판결문에서 양형 이유를 수정하고 일부를 삭제하도록 한 혐의도 받는다. 2016년 1월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 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 등도 받는다.

임 부장판사는 앞서 최후변론을 통해 “법관 독립 원칙을 어기고 다른 법관의 의견에 영향을 받거나 다른 재판부의 재판에 간섭한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 이어 임 부장판사까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양 전 대법원장 등은 추후 있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재판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앞서 기소됐던 전·현직 판사들의 혐의가 수사기밀 등 유출을 지시하고 보고받았다는 임 전 차장,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과도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기소된 47개의 혐의 중 직권남용만 무려 41개인 상황에서 앞선 재판들처럼 법원이 몇몇 사실 관계에 대해 “법리적으로 직권남용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하는 순간 양 전 대법원장을 둘러싼 대부분의 범죄 사실이 모두 무죄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사법적폐 수사’에 대한 무죄 판단이 계속되면서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했던 김명수 대법원장은 물론, ‘사법농단 피해자’ 프레임을 내세우며 민주당에 잇달아 입당했던 이탄희 전 판사, 이수진 전 부장판사 등에 대한 비판 여론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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