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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사건 선고]

‘사법부 적폐’ 낙인만 남긴채 실체없이 끝날 듯

정유진 기자 | 2020-02-14 12:09

‘사법농단’ 의혹 잇단 無罪

법원 불신 조장에 사회적 혼란
사법권력 장악 목적에 무리수


문재인 정부가 대대적으로 벌였던 이른바 ‘적폐수사’ 명분으로 진행된 주요 현안 사건에서 법원이 줄줄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적폐청산 작업이 무리했다는 비판에 설득력을 보태주고 있다. 검찰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에 이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무리한 사법부 적폐청산 작업으로 사법부 신뢰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판결 불복 같은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법원 문건 유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변호사법 위반 등)로 기소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도 지난 1월 13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이어 전날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신광렬·성창호·조의연 부장판사 등 현직 판사 3명 전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법조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법행정권 남용 프레임은 ‘적폐몰이’로 인한 상처만 남긴 채 별다른 실체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태로 수십 명의 판사가 법복을 벗었다. 사법부 신뢰 추락에 대한 자괴감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둘러싼 법원 내부의 분열도 사직을 결심한 법관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 법원 정기 인사를 전후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를 거친 이른바 ‘엘리트 판사’를 포함한 50여 명의 판사가 법복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폐청산 사건에 법원이 줄줄이 무죄 결정을 내리는 이유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적폐청산 사건에 대한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고 이에 대해 법원이 냉정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법조계 인사들도 있는 반면 검찰은 “판사가 유죄를 선고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이중잣대’로 봐주기 판결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사법행정권 이외에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단도 이어지고 있다. 전날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한 ‘화이트리스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강요죄를 유죄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국가정보원 특별활동비 의혹과 관련한 조 전 장관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전 정무수석)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선고를 내린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앞서 지난달 30일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블랙리스트 사건’에서 김 전 실장 등이 공공기관 임직원에게 ‘의무 없는 일’을 시킨 것이 맞는지를 더 따져봐야 한다며 파기환송을 결정한 바 있다. 대법 전합의 블랙리스트 사건 판결이 화이트리스트 사건 선고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계엄령 문건’ 사건으로 기소된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 등 3명도 지난해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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