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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승패가른 청년 표심… 이번에도 公正 민감한 ‘Z세대’에 달렸다

기사입력 | 2020-02-05 11:38


② 세대별 투표 성향

19~20대 총선 ‘세대균열’ 현상
2040 vs 5060 대결 두드러져

18대 총선, 20대 한나라당 쏠림
19대 총선, 2040 민주당 밀어줘
20대 총선, 2030 국민의당 지지

20대 男·女, 조국 사태 거치며
文대통령 지지서 이탈 늘어나
反文·무당층 비율 56%로 급증

Z세대, 거대담론·대의가 아닌
공정·투명성에 민감하게 반응
후보자 자질·문제 검증에 영향


한국 선거에서 연령대에 따라 후보자 지지 패턴이 상이한 이른바 ‘세대 균열’ 현상은 보편적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는 진보 성향의 후보나 정당에 투표하고 기성세대는 보수 성향의 후보나 정당에 투표하는 경향이다. 실제로 한국선거학회·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18∼20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19대 대통령 선거 직후 실시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주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고 이런 세대별 투표 경향이 확인됐다.

오는 4월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이들 젊은 세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 있다. 특히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이른바 Z세대는 30·40대 진보층과는 또 다른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서, 이들 세대 유권자의 선택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역대 선거 세대 대결 양상 = 2012년 19대 총선,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2040 대 5060의 대결’ 양상이 두드러졌다. 2012년 4월 12∼23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4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 지지가 높았고,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을 주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총선 직후인 4월 14∼20일 전국 유권자 119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2016년 조사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포착됐다. 20대와 30대의 젊은 세대층에서 제3정당(국민의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상승했다. 특히 비례대표 투표에서 국민의당은 30%가 넘는 지지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국민의당(26.7%)은 정당 투표에서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25.5%)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

다만, 2007년 12월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4개월 만에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세대별 균열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정권 교체를 이룬 승자 한나라당에 쏠림 현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20대, 30대 젊은 세대도 보수 성향의 한나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세대 대결의 기조에는 이념 성향이 자리 잡고 있다. 20대에서 진보의 비율이 2008년 총선 44.7% → 2012년 총선 48.3% → 2016년 총선 54.5%로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급기야 2017년 대선 직후 조사에서 그 비율이 67.4%에 이르렀다. 2017년 조사에서 20대 유권자는 65.2%가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고 답변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2017년 대선에서 ‘2050 대 6070’의 새로운 세대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만약 올 4월 총선에서 이런 구도가 유지된다면 집권당의 압승이 예상되고 ‘민주당 집권 20년’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20대와 50대, 문재인 지지 이탈 현상 = 지난해 초반부터 시작해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는 ‘20대 남자(이남자)의 반란’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의 2019년 월별 문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20대 남성의 1월 평균 지지율은 41%였다. 그러나 조국 사태가 절정을 이뤘던 9월에는 31%로 급락했고, 그 이후 3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1월 평균 지지율은 28%였다. 일부에서는 20대 남성의 시각이 60대 남성과 비슷할 정도로 ‘보수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꼽히는 20대 여성(이여자)에서도 이반이 시작됐다. 현 정부 출범 초기(2017년 7월) 문 대통령에 대한 20대 여성의 지지율은 95%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올해 1월 지지율은 50%대로 떨어졌다. 집권 2년 반 만에 거의 반 토막 났다. 그동안 여성·남성의 대통령 지지율 격차가 컸으나 20대 여성도 20대 남성처럼 점점 정부의 불공정, 이중성에 실망하면서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실시한 여성 유권자 타깃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흐름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 20대 여성 4명 중 1명 정도(23.9%)가 문 대통령을 ‘과거에는 지지했으나, 지금은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50대 전부를 차지한 이른바 86세대(1980년 학번, 1960년대 출생)의 투표 행태다. 86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보수화되는 연령 효과에 영향을 받을지, 아니면 1980년대 민주화 세대로서 진보 성향을 유지할지 여부다. 지난 2017년 대선 조사에서 40대 후반∼50대 중반에 해당한 86세대는 문재인 당시 후보(50.9%)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50대의 문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갤럽 조사에서 7월을 제외하고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같은 기관이 실시한 조사에서 2018년 1월부터 9월까지 긍정이 부정을 앞섰던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33%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의 23%만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긍정 평가했다. 무당층에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강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20대의 경우 무당층 비율이 무려 56%로 나타났다. 분명 20대 이탈 현상과 20대 무당층이 이번 21대 총선의 중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빅데이터에서 드러나는 Z세대 민심 = 통상적인 여론조사 외에 빅데이터 분석은 20대 젊은 세대의 성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타파크로스에 따르면, 2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Z세대는 몇 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우선 이들은 거대담론이나 대의명분에 의해 행동하지 않는다. 개인주의가 강하지만, 공정성과 투명성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정보의 빠른 확산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운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벌어졌을 때 Z세대는 불매리스트 공유, 손글씨 서명 릴레이 등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보였다. Z세대는 기만하는 행위에 분노를 자주 표출한다. 불공정한 경쟁을 조장하는 개인, 집단, 기업 등에 저항, 불매, 고소 등의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지난 조국 사태 때 보여준 젊은 세대의 분노와 저항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Z세대는 건강,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해 안전이 위협받는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공유하며, 위협을 제거하고자 자발적으로 움직인다. 특히 대기업이나 거대 세력에 의해 안전이 위협받았을 때 더욱 강하게 연대하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환기하고 변화를 촉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에 대해 정부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이들은 다른 세대보다 더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Z세대는 주체적이고 올바른 역사인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발생한 문제나 사건을 바로잡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 정권의 ‘국정 역사교과서’를 없애고 집필기준·교육과정을 바꾼 현 정부가 새로 도입한 교과서가 ‘좌편향 교과서’라는 여론이 확산되면 이들 세대는 크게 저항할 가능성이 있다.

Z세대는 메시지를 풍자와 해학이라는 유머 코드와 함께 전달하지만, 진정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정치권의 거짓과 위선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비판적이다. Z세대의 빠른 정보 습득 스킬과 확산 능력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한다. 이런 성향은 정치뿐만 아니라 이번 총선에서도 후보의 자질이나 문제 등을 검증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Z세대란

Z세대(Generation Z)는 미국에서 Y세대의 다음 세대를 의미하는 말로 처음 생겼다. 1970년대생을 지칭하는 X세대라는 말이 생긴 이후 1980년 초반에서 1990년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Y세대로 분류한다. 정확한 기준은 없으나 인구통계학자들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Z세대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다. 빅데이터 분석업체 타파크로스는 1995∼2005년 태어난 15세부터 25세의 연령층을 대상으로 Z세대의 특징을 분석한 바 있다. Z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서부터 각종 정보기술(IT) 기기와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접한 세대라는 것이다. Z세대는 IT 기기 사용에 익숙하고, 사교 생활에서도 스마트폰과 SNS 사용을 중요시한다.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원주민)’ 세대라고 불리기도 한다.

※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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