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가수 현숙(가운데)이 22일 기부금 전달식에서 최호순(왼쪽) 한양대 의무부총장, 윤호주 한양대병원장과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한양대병원에 기금 1억 전달
출연료 모아 목욕차 기증도

“건강해서 노래를 부르고 봉사할 수 있으니 참으로 복된 삶이지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수 현숙은 23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전날 한양대병원에 발전기금 1억 원을 전달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병원 측이 “좋은 일을 알려야 세상이 밝아지니 기금 전달식을 꼭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민망함을 무릅쓰고 갔다고 한다. 현숙은 이 병원에 지난 2007년부터 소아환자 치료비 명목 등으로 수차례 걸쳐 1억 원을 기부했다. 자신의 어머니(고 김순애 씨)가 타계한 해부터였다. 알려진 것처럼, 그의 어머니는 중풍으로 쓰러진 뒤 이 병원에서 장기간 투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당시 주치의가 윤호주 현 한양대병원장이었다. 윤 원장은 “당시 모친을 정성으로 간호하던 현숙 씨 모습이 지금도 뚜렷이 떠오른다”며 “그 이후로도 한결같이 어르신을 공경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했다. 현숙은 “호흡기 질환 명의로 유명한 윤 원장님께서 모든 환자에게 친절히 대하고 최선을 다해 진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화답했다.

이런 인연 덕분에 최근 폐렴 증세로 고생했던 원로 방송인 송해는 한양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평소 송해를 가까이 모셨던 현숙이 이 병원 입원을 권유하고, 입원 후에 수시로 들르며 극진히 돌봤다. 이 때문에 송해는 “완쾌할 수 있었던 것은 현숙 덕분”이라고 주변에 말했다.

현숙은 “부모님에 대한 효도는 당연한 것인데, ‘효녀 가수’라고 불려 참 부끄럽다”며 “어르신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전국 각지에 매년 1대씩 이동목욕차를 기증하고 어르신 목욕봉사를 해왔다. 지난 5월 경남 산청군이 17번째 기증 지역이었다. 1대에 5000만 원가량 드는 목욕차를 마련하기 위해 그는 전국 각지 축제 행사에 열심히 다니며 출연료를 모은다. 각종 상금과 광고 출연료 등도 소외된 이웃을 위해 기부해왔다.

그는 “설을 맞아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더 난다”며 “제가 이웃과 더불어 잘 사는 모습을 부모님도 바라고 계실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치매극복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언제나 유쾌한 마음을 유지하고, 자주 걷는 게 건강비결”이라고 전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