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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아가씨 대신 ‘OO씨’ 어때요?

윤정아 기자 | 2020-01-23 11:12

양성 평등 가족 호칭 확산

장모 → 어머님, 장인 → 아버님
격식보다 편하게 부르는 추세
“친가·외가 구분하지 말자”
지역 붙여 할머니 부르기도


결혼 4년 차인 강모(여·34) 씨는 남편의 여동생을 아가씨라 부르는 게 어색해 한동안 부르지 못하다가, 남편과 상의 끝에 두 사람 모두 상대의 동생을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아가씨, 처남 대신 ‘○○아(야)’라 부르고, 그들도 새언니·매형 대신 ‘○○언니’ ‘○○형’이라 부른다. 강 씨는 “호칭 때문에 사이가 더 어색해지는 것 같아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편하게 부르기로 했다”며 “양가 부모님도 자연스럽게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23일 설 명절을 앞둔 가운데 이들처럼 가족 간 호칭을 관습에 따르지 않고 부르기에도, 듣기에도 편한 호칭으로 대체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아가씨, 도련님처럼 남편의 가족만 높여 부르거나 자녀들도 친할머니, 외할머니 등으로 양가를 구분하는 것은 성차별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2.2%가 “지금 쓰고 있는 가족 호칭이 양성평등에 어긋난다”고 답했다.

지난해 결혼한 손모(32) 씨도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결혼 전 부모님께 아내를 며느리가 아닌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아내와는 “친가·외가 구분하지 말고 같은 호칭을 쓰자”고 약속했다. 손 씨는 “아내 부모님을 장모님, 장인어른이라 부르지 않고 어머님, 아버님으로 부르고 있다”며 “양가 부모님도 그런 호칭은 낯간지럽다며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미혼인 성모(34) 씨는 곧 결혼할 형의 예비신부에게 “도련님 말고,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성 씨는 “존칭으로 불리는 게 듣는 사람도 어색하고 불편하다”며 “서로 존중할 수 있는 호칭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세 아들을 둔 이모(여·34) 씨는 “시부모님이 아들을 대놓고 예뻐하시면서 ‘친손자랑 외손자는 다르다’고 하시는 게 너무 불편했다”며 “그래서 아들이 친할머니, 외할머니를 구분하지 않도록 ‘부산 할머니’ ‘마산 할머니’ 등 살고 계신 지역 이름을 붙여 부르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도 설을 맞아 ‘성평등한 명절 보내기 캠페인’의 하나로, 양성평등 가족 호칭을 권유하고 있다. 배우자의 부모님·형제 등을 부르는 호칭을 구분하지 않고 똑같이 ‘어머니’ ‘아버지’ 등으로 부르거나 ‘○○ 씨’처럼 이름을 쓰는 게 대표적이다.

여가부는 “가족 간 화합과 소통을 위해서라도 현실을 반영한 가족 호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언어 예절 캠페인을 계속 추진하겠다”며 양성평등 문화 정착에 앞장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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