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미래로… 더 빨리…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1층 로비에 제네시스 G90(나인티)가 전시돼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5조790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 처음으로 100조 원을 돌파했다고 이날 밝혔다. 뉴시스

작년 사상 첫 100조 매출 달성
발목잡던 美엘리엇, 지분 매각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가속도
정의선 체제로 미래구상 탄력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조 원대 매출을 올리고, 3조 원대 영업이익을 남겼다. 기아자동차도 60조 원 가까운 매출과 함께 3년 만에 2조 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이처럼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지분을 팔고 철수하면서 현대·기아차는 올해 본격적인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2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이 105조7904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조6847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52.1% 증가했다. 기아차도 지난해 매출액이 58조14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 많아졌다. 영업이익은 2조9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3.6% 증가했다. 특히 2016년(2조4614억 원) 이후 처음으로 2조 원을 넘겼다. 현대·기아차는 “전년보다 자동차 판매량은 줄었지만 신차와 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호조와 환율효과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해 말 현대차(3.0%), 기아차(2.6%), 현대모비스(2.1%) 등 현대차그룹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10억 달러 규모의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보통주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에 놓고 추진하던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엘리엇의 위협에 임시 주주총회를 취소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엘리엇 제안 안건이 모두 부결돼 현대차가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엘리엇 변수’가 해소되면서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재추진할 토양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또 실적 개선과 맞물려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가 더욱 탄탄해짐에 따라, 정 부회장이 내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변신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실적 면에서도 지난해를 뛰어넘는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신차 집중 출시(현대차)와 미국 텔루라이드 증산(기아차), 유럽 시장 겨냥 친환경차 제품군 강화 등이 핵심 전략이다. 다만 여전히 뾰족한 해법이 없는 중국 시장은 올해도 골칫거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