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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헌법정신 흩트리며 ‘탈선’… 제 궤도 올려놓을 정당 필요”

조성진 기자 | 2020-01-22 11:42


■ 박형준 혁신통합추진委 위원장

“보수통합땐 총선서 승산 있어…‘정권심판 민심’ 결코 가볍지 않아
안철수, 지역·이념기반 없인 성공하기 힘들어… 전략적 선택해야 할 시점 올것”

당명 후보까진 만들어 넘길것
김형오 공관위장에 많은 기대
대의 추구하는 공천 주도할것

보수정당 ‘체질 개선’ 절실해
젊어지고 지식·교육정당 돼야
청년 정치 생태계 구축도 필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중도·보수 대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이끌고 있는 박형준 위원장은 “1월 말까지 통합에 참여하는 정당, 세력, 개인을 묶고, 통합 신당 준비를 위한 열차를 출발시키겠다”고 말했다.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을 향해서는 “지역 기반이나 이념 기반 없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며 통합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통합은 단순한 ‘반문(반문재인) 연대’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한민국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정치 세력을 기획하는 게 현 단계에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20일 문화일보에서 진행했다.

―설 연휴 전에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리고 2월 초에는 창당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가능한가.

“1월 31일까지는 가능한 한 광범위한 정당, 세력, 개인을 묶어 통합 신당 준비를 위한 열차를 띄워야 한다. 안철수 전 의원에게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참여한다. 혁통위에서 미래 가치와 미래 세대를 강조했고, 그 가교 역할을 할 잠재적 지도자로서 원 지사가 참여한다. 또 다른 세력들과도 협의하고 있다. 2월 중순에는 신당이 출범한다.”

―안 전 의원이 결국 참여할 것이라고 보나.

“당분간은 아마 독자 신당, 중도 정당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 지형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소선거구제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역 기반이 있거나 이념 기반이 있어야 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호남이 (반문으로)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지 않나. 또 하나는 정치 환경 자체가 20대 총선 때보다 더 양극화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도 결집해 있지만 정권 심판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크다.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이 전략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표가 갈라지는 선택을 하기보다는 몰아줄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안 전 의원도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올거라고 생각한다.”

―안 전 의원 측은 야권 통합이면 모르지만, ‘보수’라는 이름을 건 통합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범중도·보수 통합으로 콘셉트를 잡고 있고, 통합 신당 성격도 범중도·보수 통합 신당이다. 안 전 의원이 언론에 기고한 글과 귀국 메시지를 보면 혁통위에서 정한 가치, 정책 기조, 핵심 과제 등과 어긋나는 게 거의 없다. 양쪽 모두 강조하는 건 미래 가치다. 안 전 의원이 새 정치 하자는 건 지금도 유효한 담론인데, 무엇을 담아내는 새 정치인가를 보면 대한민국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것과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청년 세대, 미래 세대에 희망을 주겠다는 거다. 과거에 정치를 어디에서 했는가를 두고 따지면 차이가 있지만, 미래로 가자고 하면서 못 넘을 것은 없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되면서 상당히 큰 수준의 공천 혁신이 이뤄질 것이다. 과거 공천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한국당이 자기 손발 자르겠다는 각오로 혁신을 이루면 외부 세력이 들어와 같이하기에 좋은 여건이 된다.”

―통합 신당의 구체적은 모습은 언제쯤 결정되나.

“우리가 당명 후보까지는 만들어 넘기려 한다. 지금 통합이 된다면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당 대 당으로 통합하는 신설 합당 방식일 수밖에 없다. 신설 합당 방식은 그렇게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열흘 정도면 창당 준비가 가능할 것이다.”

―시간은 부족하지 않다는 건가.

“결단만 하면 문제는 없다. 개인적으로 김 전 의장이 공관위원장이 된 게 통합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공관위원장에 계파 색이 강한 사람이나 한국당 내 기존 세력과 연계된 사람을 선임했다면 통합이 안 됐을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김 전 의장 정도 되면 물밑의 압력이나 영향력에서 자유롭게 큰 대의를 갖고 공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지 않나. 지금부터 제일 중요한 건 공천인데, 공관위원장 문제가 해소됐다는 건 통합의 기반이 형성된 것이다.”

―김 전 의장이 통합 후에도 공관위원을 맡아 공천을 할 것으로 전망하나.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 통합이 되더라도 그 이상의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 불공정 공천을 할 가능성이 높다면 반발이 나올 텐데, 아직까지 그런 목소리가 없지 않나.”

―지도체제 결정은 해야 하지 않나.

“21대 총선까지는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가고, 선대위 체제에는 당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같이 들어가기로 합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대위가 총선까지는 사실상 당무 결정기구가 되는 것이다. 누가 상임대표나 상임위원장을 맡더라도 단일 지도체제가 아니고, 집단 지도체제 형식이다. 일방적인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는 우려는 안 해도 된다. 선거가 끝난 후에 당헌·당규를 정비해야 한다. 2022년 대통령선거를 고려해 당 지도체제를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 잠재적 대선 주자들이 자기 역량을 갖고 마음껏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당헌·당규를 만들고, 그에 따라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구성하면 된다.”

―황교안, 유승민, 안철수 세 사람이 한 당에서 공존할 수 있을까.

“예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손학규 대표(바른미래당)도 공존했다. 역량 있는 경쟁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해야 전체 파이가 커진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을 거치며 계파로 인해 보수가 분열되고 그 골이 깊어진 건 권력을 공유할 줄 몰라서다. 경쟁하면서도 권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왜 중도·보수 통합을 해야 하나.

“나도 기본적으로는 다당제주의자다. 그런데 다당제는 내각제를 할 때 의미가 있다. 대통령중심제하에서, 또 소선거구제를 유지할 때는 다당제가 바람직하지 않다. 이 정권 2년 반 이상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이 체제에 대한 위기의식을 매우 강하게 느끼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헌법정신을 흩트리고 있는 지금은 힘을 모아 탈선하려는 열차를 제 궤도에 올려놓는 게 가장 우선적인 과제다. 그걸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새로운 미래로 도약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 두 가지 과제 중심으로 보면 보수와 중도 쪽 정당들이 따로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완전히 다른 가치와 노선이 있다면 모르는데, 기껏해야 그 차이는 스타일이나 형태 정도에 불과하다. 단일화 같은 정치공학적 접근보다 큰 그릇을 만들고 대한민국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정치세력을 기획하는 게 현 단계에서는 필요하다.”

―단순한 반문 연대가 아니라 헌법정신에 입각한 통합이라는 얘기인가.

“자유, 민주, 공화, 공정이 네 가지 기둥이다. 이 정권 들어와서 헌법정신이 너무 많이 흔들리고 있다. 5년 단임제, 제왕적 대통령제는 고쳐야 할 부분이지만, 우리 헌법은 그 정신으로만 보면 정말 좋은 헌법이다. 헌법정신에서 가장 기본적 가치가 자유인데, 이 정권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부동산 거래 허가제는 말할 것도 없고 부동산 대책만 봐도 이 사람들이 자유라는 가치를 얼마나 경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재산권과 분리된 자유는 없다.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수사를 아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지 않나. 헌법이 보장하는 사법권, 수사 독립성을 침해하고, 헌법 가치를 흔들고 있다. 헌법정신에 충실한 정당을 만드는 게 목표다. 물론 보수가 과거 헌법정신에 얼룩을 지운 경우도 있고, 자기 스스로 이를 지키지 못한 측면에 대한 반성은 전제돼야 한다.”

―통합한다고 보수 정당이 바뀔까.

“그래서 체질을 바꾸자고 했다. 의원들은 국회로 돌아가고 당직은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사무총장, 홍보본부장, 전략기획위원장에 외부 전문가를 모셔 오고, 정책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 지식정당과 교육정당이 돼야 한다. 정당 전체의 ‘생각의 힘’을 끌어올려야 한다. 단순히 지도자 한 명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젊어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청년들을 소모품, 이벤트 대상으로 썼다. 청년 정치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요즘 청년들을 만나보면 기성세대보다 훨씬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정책적으로 실용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현재 정당 구조에서는 가까이할 수 없어 안타깝다.”

―21대 총선에서는 어떻게 씨앗을 뿌리나.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당 혁신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공천 혁신을 통해 그런 역량을 갖춘 사람을 발굴하고, 그들이 국회에 진출하도록 통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당선되기 쉬운 곳에 인재를 많이 공천해야 한다. 또 비례대표 정당을 총선 전략상 불가피하게 만들어야 한다면, 그쪽을 혁신적인 인재를 공천하는 장으로 삼을 수 있다.”

―비례대표 정당 창당에 동의하나.

“선거 전략상 불가피한 면이 있다. 개정된 공직선거법은 위헌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숫자가 비슷해야 하고, 정당 투표를 우선으로 한다. 비례대표가 상당수 돼야 정당 득표 우선이라는 원칙이 실현 가능하다. 지역구를 잔뜩 만들고, 연동형을 적게 하면 다수 정당은 지역구 의석 때문에 정당 투표에서 불이익을 보라는 거 아닌가. 그건 비례성 원칙에도, 평등성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 소수 정당에 특혜를 주려고 억지로 만든 제도다.”

―통합되면 총선에서 승산이 있을까.

“승산이 있다. 역대 선거에서 선거 3∼4개월 전 예상이 맞은 적이 거의 없다. 정권 심판에 대한 민심이 가볍지 않다. 다만 중도 쪽 사람이나 젊은 세대는 아직 보수 정당을 찍을 만한 유인을 못 느껴, 투표를 안 하거나 다른 제3의 세력을 찍을 수 있다. 그렇지만 통합 신당이라는 상징성을 확보하고, 과거 보수 정당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선대위에 다양하고 정치적 상징성이 있는 인물이 포진되면 해 볼 만하다.”

―우리공화당은 어떻게 되나.

“혁통위가 정한 6원칙을 수용한다면 얼마든지 (결합이) 가능하다.”

―박 전 대통령이 통합을 반대할 가능성은.

“반대할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이다. 통합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으면 하는 공통의 바람을 갖고 있지 않나.”

조성진·나주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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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부산 출생 △대일고, 고려대 사회학 학·석·박사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17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변인 △이명박 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정무수석, 대통령 사회특보 △국회 사무총장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20일 문화일보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야권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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