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때 활약 中 보건 전문가
“우한 방문 가족이 감염시켜”

각국 공항·항구 검사 강화

중국 보건당국의 고위 전문가인 종난산(鐘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우한(武漢) 폐렴’ 환자 가운데 일부가 사람 간 전염으로 발병했다고 밝혔다. 사람 간 접촉을 통해 감염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한 셈이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활약한 중국 최고의 보건 전문가가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이를 확인함에 따라 중국 내 전염은 물론, 주변국으로의 확산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외신 등에 따르면, 공정원 원사이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 조장인 종난산 원사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남부 광둥(廣東)성과 우한에서 각각 발생한 두 건과 한 건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사람 간 전이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종 원사는 “광둥성의 감염자 2명은 우한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이 지역을 다녀온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바이러스가 옮았다”고 설명했다. 종 원사는 “현재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 현상은 확증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우한 폐렴 환자를 다룬 15명의 의료 종사자가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며 “동물로부터 바이러스가 옮았는지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는데, 동물을 통한 전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 원사는 2003년 사스 규모를 밝히는 데 도움을 준 인물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보건 당국은 22일부터 중국에서 창이 공항으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에 대해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건강 자문 안내서를 배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중국 우한시를 방문한 여행객들에 한해서만 체온 검사를 실시해 왔는데 20일 발표한 새 방역조치에 따라 검사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대만 질병관리센터는 전국 공항과 항구의 전염병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우한이나 인근 도시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전통시장과 병원방문을 삼가라고 권고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뉴욕 JFK공항과 LA국제공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항공기 승객들에 대해 체열 측정을 하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