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최대 2836㎞ 더 늘어나”
국방위와 국회동의 놓고 이견도

국방부는 21일 현 중동 정세를 감안,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 국방부는 이날 오후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바레인의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청해부대 파견 지역을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과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등 호르무즈 해협 일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유조선의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요청한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인 IMSC에 참여하는 대신, 중동사태 악화에 따른 국민 안전 등을 감안해 청해부대 임무 영역을 확대하는 ‘독자 파병’으로 결정한 것이다. 합참 관계자도 “중동 지역은 약 2만5000명의 우리 교민이 거주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우리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우리 선박이 연 900여 회(170여 척) 통항하고 있다”며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면서 결정 배경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결정을 통해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국방부 측은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면서 정보 공유 등을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측은 ‘한시적’이란 의미에 대해서는 “이란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이 해소될 때까지”라면서 “최종 결정에 앞서 미국 국방부와 협의 절차를 거쳤으며, 외교부가 이란 정부에 통보 절차를 거쳤다”고 덧붙였다. 앞서 청해부대는 지난해 7월 주요 기항지를 아덴만 인근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 입구인 오만만의 무스카트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청해부대 작전해역은 아덴만 해역 인근의 지부티~살랄라항(1130㎞), 다시 살랄라∼오만만(1322㎞), 오만만∼호르무즈 해협(414㎞), 호르무즈해협∼쿠웨이트 주바이르항(1100㎞) 등까지 확대돼 최대 2836㎞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국회 동의 절차와 관련해서는 “작전지역 및 임무가 확대됐지만 기존의 선박 호송 임무 등에서 크게 변경되지 않아 국회에 통보만 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난번 국회에서 통과된 파병동의안에 유사시에 작전범위를 확대시킨다는 법적 근거가 있다”면서 국회 동의는 필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국방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 등은 작전지역 확대와 임무 변경 시 국회 동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