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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나서 정의와 不義, 합법과 不法 뒤집는 나라

기사입력 | 2020-01-15 12:00

대한민국 대통령은 취임할 때 헌법 제69조에 따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라는 선서를 한다. 또 제66조엔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임’이 명시돼 있다. 이처럼 대통령의 제1 책무는 헌법 수호 및 법치 구현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신년회견에서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보면 이런 기본마저 뒤집혔다. 부인, 동생, 5촌 조카 모두 구속되고 자신은 12가지 혐의로 기소된 사람에 대해선 감싸고, 법과 원칙에 따라 힘겹게 권력자의 비리 수사를 한 검찰엔 “초법적”이라고 비난했다. 아직 최종 사법적 판단이 나지 않았음을 내세우고 있지만, 범법의 정도가 문제일 뿐 보통사람 눈에도 불법(不法)투성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의 비위가 드러난 상황에서도 “합법적인 제도 속의 불공정”이라며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 이후 검찰 수사에서 조 전 장관 일가의 비위가 드러나면서 절대다수 국민은 분노했다. 상식을 거스르는 인사로 나라를 두 동강 내고 국민을 광장으로 내몰아 놓고도 문 대통령은 상처받은 국민에겐 사과 한마디 없이 조 전 장관에 대해 “지금까지 고초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했다. 검찰이 결백한 조국 일가를 탄압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법원도 ‘죄질이 나쁘고, 법치주의를 후퇴시켰다’고 했다. 수많은 불법을 합법인 양, 국민을 분노케 한 불의(不義)를 정의인 양 미화한 셈이다.

검찰 지휘부 교체 등 ‘인사권 행사’에 대해서도 본말전도의 논리로 검찰을 공격했다. 지난해 7월 윤 총장에게 임명장을 줄 때도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수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래놓고 5개월밖에 안 된 검찰 지휘부를 전원 교체해 놓고 “대통령과 장관의 인사권”을 내세우고, 윤 총장에겐 “초법적”이라고 경고했다. 권력비리 수사를 “선택적 수사”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계엄문건, 김학의 사건 등의 수사를 직접 지시한 일도 벌써 잊어버린 것 같다.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으라는 법 취지는 실질적 협의를 거치라는 것이다. 2004년 노무현 정권 때 그 조항이 만들어진 뒤, 문 정부 출범 뒤에도 여러 이유 때문에 장관과 검찰총장이 제3의 장소에서 협의하는 관례가 유지됐다. 그런데도 ‘인사 프로세스 역행’으로 몰아붙이는 건 어불성설이다. 검찰총장을 ‘패싱’한 인사권 남용이야말로 수사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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