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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없는 사외이사 임기 통제…親與 낙하산用 아닌가

기사입력 | 2020-01-15 12:00

문재인 정부의 기업 사외이사 임기 통제는 기업에 대한 기본적 이해라도 있다면 상상하기도 힘든 조치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원칙 침해는 물론, ‘기업의 자유와 창의 존중’을 경제 질서의 기본으로 규정한 헌법 제119조에도 어긋난다. ‘경제력 남용 방지’라는 부대 항목이 있지만 사외이사 임기까지 간섭하라고 추가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경제계가 반대하는 가운데 대다수 기업의 주주총회를 목전에 둔 시점에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정치적 저의까지 의심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상장사 사외이사 임기를 6년(계열회사 포함 시 9년)으로 제한하는 상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10일 법제처 심사를 마쳤으며, 국무회의 등을 거쳐 2월 초 시행된다. 당장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장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바뀐 기준에 따라 올해 새로 뽑아야 하는 사외이사는 최소 566개 상장사, 718명에 이른다고 한다. 12월 결산 상장사의 60%가 사외이사 절반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일이다. 애플 이사회 의장은 20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백 번 양보해 경영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굳이 필요하다면, 기업들이 준비할 시간이라도 줘야 한다. 법무부는 1년 유예를 생각했는데, 당·정 협의 과정에서 집권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강행을 밀어붙였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사외이사 자리를 놓고 큰 장(場)이 서게 됐다.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 확대 등과 맞물리면서 주요 기업 사외이사 자리를 기웃거려온 친여(親與) 인사가 많았는데 길을 터준 셈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낙천(落薦) 인사들을 교통정리 차원에서 낙하산으로 내리꽂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경제 활력을 입에 담으려면 이제라도 철회하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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