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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혹시나 로또 대박 ?… ‘잿빛 초상’

기사입력 | 2020-01-14 11:49

오상열, 제발 1등만 돼라, 41×53㎝, 캔버스에 아크릴, 2019 오상열, 제발 1등만 돼라, 41×53㎝, 캔버스에 아크릴, 2019

오상열의 잿빛 화면 속엔 숫자의 주술에 열중하고 있는 무리가 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풍속도이자 초상화다. 돼지, 불, 하늘, 똥…. 횡재할 길몽을 꾸기라도 했던 것일까. 복권을 심심풀이로 하는 이도 있겠지만,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할 절박함으로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잠시라도 희망과 설렘의 불씨가 있다는 것, 그 자체로 플라세보의 의미가 있는 것일까. 행운이 멀리 있지 않아 보이는 착시가 있나 보다. 숫자 몇 개를 잘 조합하기만 하면 행운이 손에 잡힐 것 같다. 물론 십중팔구는 잠시의 설렘과 기대가 번번이 물거품 되는 것 아니던가.

착잡한 심경으로 보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다. 가볍게 웃으며 지나칠 수도 있지만, 뒷맛이 개운치가 않다. 이런 까닭에 작가는 유쾌하다 할 수 없는 회색 톤으로 그렸을 것이다. 기댈 데가 없는 절박한 현실이 이해는 간다. 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에너지를 더욱 값진 일에 불태우면 아니 될까.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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