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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장 “검찰권 절제” 권력범죄 수사 말라는 건가

기사입력 | 2020-01-13 12:13

청와대가 권력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지휘부 전원을 좌천시키는 ‘위헌적 인사’를 단행하더니, 이젠 압수수색 영장 집행마저 거부하는 일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그 자체로 불법임은 물론 법치 파괴에 앞장서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런 와중에 1·8 검찰 학살의 ‘수혜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검찰 간부들이 13일 일제히 취임했다. 이들이 권력범죄 수사를 와해시키려는 정치권력의 불법·무도한 시도 앞에서 ‘정권의 주구(走狗)’를 자처할지, 아니면 윤석열 검찰총장처럼 ‘국민의 검찰’로서 당당히 행동할지, 국민은 우려 섞인 시선으로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취임사에서 “절제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론적 언급일 수 있지만, 지금처럼 민감한 상황에서는 한창 진행 중인 권력범죄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라는 인식을 준다. 어떤 의도인지 분명히 밝히기 바란다.

서울중앙지검은 송철호 울산시장이 2018년 당시 장환석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을 만나 공약 개발을 지원 받은 의혹과 관련, 지난 10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집행에 나섰다. 청와대는 “보여주기식 수사” “범죄자료 일체를 요구했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의 편의를 위해 목록을 제시하자 이번엔 “상세목록 제시는 위법”이라는 트집을 잡았다. 검찰은 곧 영장 집행에 다시 나선다고 한다. 당연한 조치다. 2017년 2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가 특검의 압수수색을 거부하자 문 대통령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금 청와대의 행태야말로 용납 받을 수 없는 오만과 위선이다.

이런 행태에는 며칠만 버티면 ‘주구’들이 수사 자체를 유야무야시킬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이 서울중앙지검장은 문 대통령의 경희대 후배이고, 검찰국장 시절엔 윤 총장을 수사 라인에서 배제하자는 황당한 발상도 했었다. 한편, 사법부 내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의 김동진 부장판사는 검찰 인사에 대해 “헌법 정신에 정면 배치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데도 중간 간부에서 일선 검사까지 보복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인사권 남용과 수사 방해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무겁게 물을 날이 머지않아 닥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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