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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스타 몸값 ‘10+10’ 시대… “너무해” vs “받을만”

안진용 기자 | 2020-01-10 10:29

(왼쪽부터)영화 ‘극한직업’ ‘백두산’ ‘기생충’ 등은 티켓파워가 강한 배우들을 앞세워 2019년 큰 흥행을 거뒀다. (왼쪽부터)영화 ‘극한직업’ ‘백두산’ ‘기생충’ 등은 티켓파워가 강한 배우들을 앞세워 2019년 큰 흥행을 거뒀다.

“영화제작비 상승 주요 요인”
2018 평균수익률 -17%에도
스타들 개런티는 안 떨어져

“티켓파워 걸맞은 몸값일 뿐”
지난해 한국영화 흥행 톱10
A급 배우들이 견인 분석도


“지나치게 높습니다.” vs “몸값을 하니까 받죠.”

천정부지 치솟는 충무로 주연 배우들의 개런티에 대한 분분한 의견이다. 메이저 상업 영화 한 편에만 출연해도 서울 중위 아파트 가격(8억9751만 원·지난해 12월 기준)을 넘는 출연료를 보장받는 그들의 몸값 추이는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을 웃돈다. 탄탄한 연기력과 인지도로 무장한 이 배우들 덕분에 한국 영화 시장이 성장한다는 긍정적 반응과 함께 제작비의 상당 부분이 개런티로 흘러가며 영화의 질이 낮아진다는 지적이 맞서는 모양새다.

◇ 출연료 10억 원+수익 지분 10% 시대 = 불과 4∼5년 전만 해도 CJ ENM, 롯데, 쇼박스, NEW 등 4대 투자배급사가 내놓는 상업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개런티는 출연료 7억 원에 수익 지분 7%를 갖는 ‘7+7’ 혹은 ‘6+6’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같은 배우들의 현재 몸값은 출연료 10억 원, 수익 지분 10% 수준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해 개봉을 앞둔 한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 A는 ‘12+10’ 계약을 맺었다. 만약 A가 출연한 영화의 손익분기점이 500만 명인데 1000만 관객을 동원했다고 가정한다면, 500만 명에 해당하는 수익 중 10%까지 챙겨 최소한 기본 출연료 12억 원을 포함해 20억 원 이상의 목돈을 손에 쥔다.

배우들의 개런티 폭등은 영화 제작비 상승과 맞물려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8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그해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인 한국 상업영화 40편의 평균 총제작비는 103억4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5.7% 상승했다. 홍보·마케팅 비용을 뺀 평균 순제작비는 79억 원으로 7.8%가량 올랐다.

하지만 제작비 상승이 영화의 만듦새까지 강화시키진 못했다. 이 40편의 평균 수익률 추정치는 -17.3%로 잠정 집계돼, 2012년부터 6년 연속 이어지던 흑자 행진이 중단됐다. 한 영화 제작자는 “영화 산업이 발전할 때 이와 발맞춰 배우들의 출연료가 높아졌는데, 산업이 적자로 돌아섰다고 해서 이미 오른 몸값이 하락하진 않는다”며 “오히려 주연을 포함한 배우들의 평균 출연료 상승이 제작비를 끌어올렸다고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몇몇 배우는 전담 메이크업팀이나 스타일리스트팀을 요구하기도 한다. 해당 배우를 캐스팅하기 위해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일종의 ‘패키지’인 셈이다. 또 다른 영화 제작자는 “전담팀들은 그 배우를 믿고 다른 팀들보다 비싼 값을 부르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쓸 수밖에 없다”며 “심지어 자기 입맛에 맞는 특정 밥차를 지정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 티켓파워=흥행…정당한 몸값이다 = 제작자들의 이런 불만에 대해 각 배우가 소속된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은 “그만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항변한다. 물론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2019년 기준 한국 영화 흥행 톱10에 포함된 ‘극한직업’ ‘기생충’ ‘백두산’ ‘봉오동 전투’ 등은 모두 송강호·류승룡·이병헌·하정우·유해진·마동석 등 A급 배우들이 이끌었다. 2018년을 대표하는 ‘신과 함께’ ‘안시성’ ‘1987’ ‘공작’ 등 흥행작도 이름값 높은 배우들이 일군 성과다. 배우들의 티켓파워가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다.

투자사의 돈을 받아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 입장에서는 유명 배우들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제작자는 “투자사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티켓파워가 강한 배우가 출연한 영화에만 투자하려 한다. 결국 제작사는 투자를 받기 위해 이런 배우들을 섭외해야 하고, 협상 과정에서 그들이 원하는 개런티 수준을 맞춰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의 개런티 책정 방식이 드라마보다 합리적이라는 반대 논리도 있다. 최근 해외 판매에 도움이 되는 톱 A급 한류스타들의 드라마 출연료는 회당 1억5000만 원 안팎이다. 16부작 미니시리즈 기준으로 본다면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약 24억 원의 확정 출연료를 받는 셈이다. 유명 배우들을 두루 보유하고 있는 연예기획사 대표는 “영화의 경우 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수익 지분에 따른 출연료는 한 푼도 받을 수 없다”며 “이런 시장 논리를 따지지 않고 무조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출연료가 높다는 지적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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