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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 화가’ 도전하는 아버지… 그 과정을 필름에 담은 아들

김구철 기자 | 2020-01-08 10:53

다큐멘터리 ‘몽마르트 파파’

다큐멘터리 ‘몽마르트 파파’(사진)는 34년간 중학교 미술 교사로 재직한 후 정년 퇴임한 민형식 씨가 평생 꿈꿔온 일을 실행하는 과정을 그렸다. 민 씨의 아들인 민병우 감독이 촬영과 내레이션을 맡은 이 다큐는 유쾌한 톤으로 전개되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또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챙기는 부부의 모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준다.

민 씨의 퇴임식으로 시작되는 다큐는 그가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르의 거리 화가가 되기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아무나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그림을 그려 팔 수 있는 게 아니다. 파리시청에 신청서를 제출한 후 승인을 받아야 한다. 1년 동안 거리 화가로 활동하려면 프랑스 거주증이 필요하지만 1개월 초청화가 자격은 비자 없이 얻을 수 있다. 아들의 도움으로 프랑스어를 잘하는 사람을 섭외해 파리시청에 자신의 주전공인 풍경화로 신청서를 낸 민 씨는 경쟁이 치열한 초청화가 자격을 승인받고 기뻐한다. 부인 이운숙 씨와 함께 파리에 간 민 씨는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이젤을 펴고, 그림을 그리며 꿈을 펼치기 시작한다.

티격태격하는 부부의 모습이 큰 재미를 안겨준다. 파리에 가겠다는 민 씨에게 이 씨는 “부동산중개사 자격증이나 따라”고 핀잔을 주며 “파리에 가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무시한다. 민 씨와 함께 파리로 간 이 씨는 몽마르트르로 처음 출근한 남편에게 다시 “그림이 팔리면 손에 장을 지진다”고 말한다. 민 씨는 이 씨를 못마땅해하며 “트럼프와 김정은, 그리고 네 엄마가 스트레스를 준다”고 푸념한다. 또 “복권에 당첨된 모네처럼 평생 여유롭게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민 씨는 로또를 사고, 카지노에도 드나든다. 이 씨는 그런 민 씨가 못마땅하다.

부부의 안타까운 순간도 담겨 있다. 친구들이 여비로 준 돈을 지하철에서 소매치기당한 민 씨가 빈 돈 봉투에 그림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짠한 마음이 든다. 또 처음으로 그림을 팔게 된 날이 하필이면 몽마르트르 거리 화가들이 파업하는 날이다. 끝내 그림을 단 한 점도 팔지 못한 민 씨는 “프랑스를 느끼고, 프랑스를 담으러 왔다”며 만족해 한다.

아들의 카메라 앞에서 편안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부부의 모습과 꿈을 이뤄가는 아버지를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한 아들의 사랑이 큰 울림을 전한다.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다큐다. 9일 개봉. 전체관람가.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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