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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시각]

K팝과 K무비가 이룬 것들

박경일 기자 | 2019-12-13 11:38

박경일 전임기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과 함께 미국 양대 영화상으로 꼽히는 골든글로브상의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들린다. ‘기생충’은 지난 주말 열린 미국 LA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 등을 받았다. 감독상 부문에서 봉 감독은 세계적인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제쳤다. 그만큼 평단에서 연출력과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은 셈이니 ‘기생충’의 최초 골든글로브 수상에 대한 기대도 높다.

후보로 지명된 부문의 골든글로브 역대 수상작을 짚어보다 눈길이 간 게 2017년 각본상 부문 수상작 ‘라라랜드’였다. 이 영화에서 눈길이 멈췄던 건 제작사 때문이었다. 저예산 영화로 기록적인 흥행 성과를 올린 ‘라라랜드’의 제작사는 ‘서밋엔터테인먼트’. ‘쏘우’ 시리즈 등을 선보인 미국의 미디어그룹 ‘라이언스게이트’의 자회사다. 라이언스게이트는 최근 미국에서 한국 K-팝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 K-팝을 주요 소재로 한 최초의 본격 할리우드 영화다. 영화 제목은 ‘서울 걸스’. K-팝 걸그룹 연습생 출신이 영국 걸그룹 멤버의 도움을 받으며 우여곡절 끝에 세계 최고의 무대에 서게 된다는 성장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다. 미국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한국계 미국인 여학생과 친구들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K-팝 보이밴드 공연 오프닝 퍼포먼스 기회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는단다. 영화는 제작 발표 단계부터 화제를 불러모았다. 제작사가 공개한 영화 줄거리에 묘사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K-팝 보이밴드’를 놓고, 방탄소년단의 영화 출연을 점치는 섣부른 예측까지 나왔다.

라이언스게이트의 이름은 여기서 또 나온다. 중국 자본인 람정제주개발이 제주에서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신화월드 2단계 사업에 ‘무비월드’ 개장이 포함돼 있다. 무비월드는 미디어그룹 라이언스게이트가 오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아웃 도어 영화 테마파크다. 한국에서, 중국 자본이, 미국 미디어그룹의 영화 테마파크를 여는 셈이다. 라이언스게이트가 제작하는 영화 ‘서울 걸스’ 흥행이 성공한다면, ‘라라랜드’와 함께 ‘서울걸즈’의 콘텐츠도 제주 신화월드의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에서 만나볼 수 있겠다.

자본과 콘텐츠, 공간의 다국적 ‘합종연횡’. 영화 ‘기생충’에서 시작해 방탄소년단으로 대표되는 K-팝, 그리고 제주의 영화테마파크까지 이야기를 확장하면서 강조하고 싶었던 건 이것이다. 대한민국 대중예술 분야의 눈부신 성취는 이제 여기까지 왔다. K-팝과 K-무비는 이제 우리 손을 벗어나 공동의 문화적 자산이 되기에 이르렀다.

제주에서 영화 테마파크를 중국 자본이 건설하고, 수입의 적잖은 비율을 영화 컨텐츠를 공급한 미국의 미디어그룹이 가져가며, 테마파크를 보러 온 외국인들로부터 한국은 관광수입을 얻는다. 이런 순환 구조를 그려보며 느끼는 건 한국의 대중예술 분야의 성공, 그리고 높아진 한국의 관광경쟁력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훌륭한 성과라는 것이다. 그리고 더 분명한 건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보다 더 큰 기회가 그곳에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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