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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살린 폐교 위기 농촌 고교서 서울대 합격자 배출

박천학 기자 | 2019-12-11 14:33

주민들이 입학까지 하면서 겨우 살린 폐교 위기 농촌 고교에서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가 배출됐다. 이 학교는 경북 청송군 현서면 현서고교로 서울대 합격생은 1982년 5월 개교 이후 처음 나왔다.

11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현서고교 3학년 이준혁(18) 군이 서울대 202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경영대학 지역균형선발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이 학교는 농촌 인구 감소로 2014년 1월 신입생이 5명만 지원하는 바람에 교육청이 정한 신입생 최소 정원(14명)을 채우지 못하고 폐교 위기에 몰렸다. 이 같은 소문이 퍼지자 당시 주민들은 “폐교만은 막자”며 추가 모집에서 중학교만 졸업한 주민 9명을 찾아 원서를 내도록 해 겨우 최소 인원을 채워 학생 수를 유지하고 자동 폐교를 면했다.

하지만 원서를 낸 20∼50대 주민 대부분 농사를 짓고 있어 제대로 등교하지 못하자 또다시 폐교 절차를 밟을 처지에 놓였고, 결국 교육청의 통폐합 대상 학교로 지정돼 인근 안덕면 안덕고교와 2016년 통폐합됐다. 그러나 통폐합 과정에서 학부모들이 서로 자신의 지역에 있는 고교로의 통폐합을 원하면서 소송전을 벌이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민들은 학교 이름을 현서고로 정했으며 교육청은 통합된 이 학교에 100억 원 정도의 통폐합지원금을 투입해 교육환경개선과 교육활동 지원 등 교육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 군은 “농촌이어서 학원이나 과외는 꿈도 꾸지 못했으며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고 복습하면서 부족한 분야는 인터넷 화상강의로 공부한 것이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면서 “학교 통폐합 이후 학생들이 수업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도록 학교 측이 지원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현서고는 현재 3학년생 26명, 1학년생 17명, 2학년생 18명에 불과한 농촌 소규모 학교다. 그동안 138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 관계자는 “현재 고교 3학년 학생의 61.5%인 16명이 수도권 등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수시모집에 합격했다”면서 “남아 있는 정시모집을 포함하면 대부분 학생이 대학에 진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청송=박천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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