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야구
축구
농구
골프

‘박항서 매직’ 또 베트남 홀리다

정세영 기자 | 2019-12-11 11:43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박항서 감독[AP=연합뉴스]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박항서 감독[AP=연합뉴스]


- 인도네시아에 3-0 쾌승…SEA게임 남자축구 정상

수백만 시민 거리로 쏟아져
양국 국기 들고 “박항세오!”
식당·카페·주점 “맥주 공짜”
정부 고위층도 TV보며 환호

언론 “우릴 하나로 묶은 감독
상처 많은 국민들의 꿈 실현”


‘박항서 매직’이 다시 베트남을 뒤흔들었다. 박항서(60) 감독이 이번엔 베트남축구의 60년 묵은 숙원을 풀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10일 필리핀 마닐라 리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베트남은 1959년 제1회 SEA게임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베트남은 통일(1976년) 이전 우승은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 사실상 베트남의 첫 우승이다.


22세 이하 베트남대표팀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베트남 전역은 축제의 물결로 가득 찼다. 결승전에 앞서 수백만 명의 베트남 국민이 대규모 거리 응원전을 펼쳤다.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시 등 전국 대도시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으로 팬들이 몰려들었고 빨간색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베트남 우승을 기원했다. 베트남 북부 하이퐁시 락짜이경기장엔 길이 18m, 폭 10m인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일부 기업은 업무를 일찍 마치고 사내 응원전에 돌입했고 대학, 문화센터 등지에서도 열렬한 함성이 퍼져 나왔다. 특히 일부 병원도 단체응원전에 동참했다.

베트남 사상 최대 규모의 거리·단체응원전으로 기록됐다. 베트남 전역에서는 국기와 티셔츠, 응원 도구인 부부젤라와 머리띠 등이 불티나게 팔렸다. 응원전이 열린 거리에는 각종 응원 도구를 파는 간이 상점이 빼곡히 들어차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베트남이 승리를 거두자 팬들은 베트남 국기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고 하노이, 호찌민 등 대도시에서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경적을 울리면서 60년 만의 우승을 자축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도시인 호찌민시 응우옌 티 민 카이 초등학교에는 금빛별이 그려진 붉은 티셔츠를 입은 2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베트남 국민은 식당, 카페, 주점에서도 TV, 스크린을 통해 우승장면을 지켜봤다. 식당, 카페, 주점 주인들은 공짜 맥주를 제공하며 손님들과 함께 역사적인 승리의 감동을 나누는 등 베트남 전체가 하나가 됐다.

베트남의 밤거리엔 금성홍기(베트남 국기)와 태극기가 넘쳐났고,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베트남대표팀은 결승전이 종료된 뒤 태극기를 들고 스타디움을 돌았고, 박 감독은 금성홍기를 펼치면서 베트남 관중에게 인사했다.

호찌민시 응우옌 후에 거리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친 르 타이 손 씨는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베트남이 인도네시아를 2-0으로 이길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3-0으로 승리했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없다”면서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응우옌 투 하 씨는 “오후 2시부터 거리에서 자리를 지키며 응원했다.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이 챔피언이 됐다”고 외쳤다.

하노이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박 감독이 베트남대표팀에 부임한 뒤 경사가 이어지고 있어 교민들도 뿌듯함을 느낀다”면서 “박 감독으로 인해 한국 제품은 튼튼하다는 칭찬을 받으면서 판매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도 응원전에 합류했다. 베트남 팜 빈 민 부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이 베트남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직원들과 서로 얼싸안으며 환호하는 모습이 TV 전파를 탔다.

VN익스프레스는 ‘베트남 국민을 하나로 묶은 박항서 감독’이라는 기사에서 “박 감독이 이날 경기 전 선수들에게 ‘베트남 국민이 우리 뒤에 있다. 우리는 조국에 승리를 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베트남은 10년 동안 SEA게임 결승에 오르지 못했고, 금메달을 획득한 적도 없었기에 역사적인 승리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영 베트남뉴스(VNS)는 “수십 년 동안 상처를 받은 수백만 베트남 축구팬의 꿈이 이뤄졌다”, 징은 “SEA 게임 우승 원동력은 박항서 감독의 강인한 정신”이라고 전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박항서 매직’ 60년 만의 첫 우승에 환호하는 베트남 축구팬[온라인 매체 ‘징’ 웹사이트 캡처]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