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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보호하는 닭처럼 싸웠다”… ‘퇴장당한 박항서’에 찬사

허종호 기자 | 2019-12-11 11:39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박항서 감독[AP=연합뉴스]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박항서 감독[AP=연합뉴스]

- 베트남 팬·언론 ‘박항서홀릭’

후반 거센 항의로 레드카드
“선수보호 위해 심판과 언쟁
‘아빠’라는 팬들 애칭 얻어”

朴감독 “60년 한 풀어 행복
우승 비결은 ‘베트남 정신’”


후반 32분 베트남이 공격하는 과정에서 미드필더 트롱 호앙이 몸싸움을 하다 쓰러졌다. 그러나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고, 박항서(60) 베트남대표팀 감독은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리고 주심은 레드카드를 꺼냈다.

10일 필리핀 마닐라 리살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축구 결승전. 베트남이 인도네시아에 3-0으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박 감독은 인도네시아의 거친 플레이에 행여 제자들이 다치지 않을까 마음을 졸였고, 심판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박 감독이 레드카드를 받은 뒤 관중석으로 이동할 때, 인도네시아 팬들이 위협적인 몸짓으로 그를 자극했지만 박 감독은 개의치 않았고, 관중석에서 베트남 선수들을 향해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박 감독은 우승 직후 “나 자신을 통제했어야 했는데, 하지만 내가 레드카드를 받는 것보다 우승이 우선이었다”면서 “어쨌든 불만을 과하게 드러낸 것 같아 죄송하다”고 자책했다.

하지만 베트남 언론은 박 감독의 과감한 항의에 찬사를 쏟고 있다. 베트남 매체 징은 “박 감독은 새끼를 보호하는 닭처럼 싸웠다”면서 “박 감독은 심판, 그리고 상대 감독과 언쟁을 벌이는 걸 주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징은 “박 감독은 이런 행동으로 베트남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아빠’라는 애칭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이 2017년 10월 부임한 뒤 베트남축구는 급성장했다. 이젠 동남아시아의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사상 첫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통일(1976년) 이후 첫 4강 진출, 지난해 12월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우승, 그리고 이번 SEA게임에서 60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박항서 매직’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건 당연한 일.

박 감독이 부임하기 전 121위였던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4위로 껑충 뛰었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넘게 동남아 국가와의 대결에선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박 감독은 국가대표팀과 이번 SEA게임에 출전한 22세 이하 올림픽대표팀을 맡고 있고, 두 대표팀은 모두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국가대표가 출전하는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선 3승 2무로 G조 1위를 유지, 역시 사상 첫 최종예선 진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박 감독은 제자들에게, 베트남에 공을 돌렸다. 박 감독은 “60년 만에 (베트남의 우승) 한을 풀 수 있어 더욱 의미가 있는 승리”라며 “우승의 비결은 베트남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정신력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그런 대표팀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는 베트남 국민이 진정한 승자라는 뜻.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팬들이 행복을 느끼게 돼 기쁘다”면서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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