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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眞文 농단’ 맨 윗선은 文대통령이다

기사입력 | 2019-12-06 11:36

김종호 논설고문

범죄집단 共生 위한 조폭 의리
빗나간 同志의식 두드러지는
‘국정 농단’에도 작동한 정황

민주주의 파괴하는 선거공작
‘피아 구분’ 따른 감찰 무마
숨기지도 둘러대지도 말아야


이른바 ‘조폭의 의리’는 범죄집단의 공생(共生) 원리다. 보스는 절대적 충성의 대상이다. 그 대가로 보스는 조직원의 이익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챙겨준다. 배신하면 무자비하게 응징한다. 그런 조폭이 설칠수록 시민의 삶은 더 고달파지고, 사회도 더 불안해진다. 최근 드러난 문재인 대통령 측근들의 ‘선거조작’ ‘감찰 무마’ 혐의는 국정에서조차 조폭 식(式) 원리가 작동한 것으로 비치게도 한다. ‘친문(親文) 중에서도 더 친문’인 ‘진문(眞文)’들이 빗나간 ‘동지(同志) 의식’을 배경으로 국정을 농단해온 정황이 확연하다. 비행(非行)이 들통나면 일단 잡아떼고, 궤변으로 합리화하며, 보스는 몰랐다고 발뺌하는 식도 유사하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후보의 울산시장 당선으로 이어진 청와대의 ‘하명(下命) 수사’ 혐의가 대표적 예다. 송 시장을 두고, 진문인 양정철 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은 “나를 문재인 복심이라고 하는데, 실제 복심은 송철호 시장”이라고 했다. 송 시장이 2014년 울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당시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이던 문 대통령은 “평생의 동지이며, 제가 정말 빚을 많이 진 분”이라며 ‘지금 가장 소망하는 일은 송 후보의 당선’이라는 취지도 밝혔다. 송 시장의 2012년 총선 출마 때 후원회장을 문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았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맡았던 배경도 ‘공통분모 진문’이다.

송 시장 당선에 가장 큰 걸림돌은 여론조사에서 15%포인트나 앞서던 김기현 당시 시장이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이던 백원우 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김 시장 비리 첩보’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경찰청에 넘겼다. 울산경찰청이 수사에 나서고 여론 악화로 김 시장은 낙선했다. 선거 후에 검찰이 ‘사실무근’으로 결론 낸 그 첩보는 송 시장 선거캠프의 핵심이던 송병기 현 부시장이 민정비서실 문모 행정관에게 제공한 것이다. 송 부시장은 또 다른 진문인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친구인 문 행정관 요청에 따른 제공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문 행정관은 이를 청와대 표현으로 “윗분 보기에 좋게 편집·정리해” 보고서로 만들었다. 그렇게 가공한 것이 김 전 시장 수사의 근거였다. 법치 농락의 음습한 선거공작 행태가 요지경이다.

백 전 비서관도 문 대통령이 “아주 오랜 동지”라고 하는 진문이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헌화하던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향해 “살인자, 사죄하라”하고 외친 그의 행동을 돌이켜보며, 문 대통령은 “껴안아주고 싶은 심정”이라고도 했다. 그런 백 전 비서관은 ‘하명 수사’를 부인하지만, 발뺌을 위한 군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혐의가 적시된 첩보 문건을 청와대에서 내려보내면, 경찰은 ‘수사 지시’로 받아들이게 마련이다. 민정비서관실 업무 영역인 대통령 친인척과 특수관계인과도 상관없는 일이다. 백 전 비서관은 은밀하게 운용하던 별도 특감반을 울산 현지에 보내 수사 진행 상황까지 알아보게 했다는 의혹도 있다.

사악(邪惡)한 ‘진문 농단’은 이뿐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도, 또 다른 진문인 이호철 전 민정수석도 사석에선 ‘형’으로 호칭한다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일 때의 뇌물 수수 혐의로 결국 구속됐다. 하지만 이에 앞서 조국 당시 민정수석은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까지 동원한 감찰을 지시했다가 돌연 중단하게 했다. 또 다른 진문인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을 불러내 “피아(彼我) 구분을 해야 한다”며 요청했다고도 한다. 일부 비리는 금감위 측에 통보됐으나 유 전 부시장이 75일간 병가를 내고 잠적한 후 징계 없이 사표 처리된 것도, 1급인 국회 정무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영전까지 한 것도 문 대통령을 정점(頂點)으로 한 ‘진문 동지 의식’과 무관할 리 없다.

이런 식의 국가 권력 사유화와 선거조작 등을 통해 민주주의의 근본부터 파괴하는 유(類)의 행태도 직·간접적 ‘맨 윗선’은 문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설령 구체적 과정은 몰랐더라도 그렇다. 문 대통령은 공·사(公私)를 막론하고 ‘동지’를 챙겨왔다. 진문들도 그런 문 대통령 의중을 충성스럽게 떠받든다. 문 정권의 법적인 토대까지 흔드는 ‘진문 농단’의 정치적 최종 책임자인 문 대통령은 진상을 숨겨서도, 둘러대서도 안 된다. 국민과 진실 앞에 정직하기부터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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