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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한·미·일 공조 복원 더 시급해졌다

기사입력 | 2019-12-05 11:52

김숙 前 駐유엔 대사

트럼프 ‘스몰딜’ 배제 기류 다행
北 저항으로 위기 고조 가능성
연말 ‘벼랑 끝 도발’ 대비할 때

방위비 협상은 반대급부 연계
연합훈련 재개와 核공유 추진
새해엔 안보 근간 재검토 필요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회담 결렬 후 제재 완화가 어려워지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포함,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다. 미국에 대해서는 새로운 해법을 요구하며 오는 연말까지로 협상 시한을 못 박았으나, 현재로썬 연내 회담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내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완전한 스몰딜에 전격 합의해 줄 상황을 우려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럴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틀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밝힌 바대로 확고한 입장과 원칙을 견지하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북한의 완강한 저항은 새해의 정세가 위기로 치달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사태는 파국은 피했지만, 초기 판단 잘못으로 인해 애초 의도와는 달리 미국을 우리로부터 등 돌리게 하고 일본 편에 서게 했으며, 한·미 동맹에 균열을 야기했다. 정부는 잘못에 대한 반성과 교훈을 반추하면서, 훼손된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공조 체제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새해엔 3국 안보협력 체제의 가동을 통해 상호 공유할 수 있는 비핵화 시간과 로드맵 작성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그리하여 최근 눈에 띄게 긴밀해지는 북·중·러의 3각 공조에 대비한다는 진영 전략적 고려와 함께, 그동안 미·일 쪽으로 옮겨 갔던 비정상적 3각 균형추를 정상으로 복원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 문제가 한·미 동맹을 뒤흔들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운위되는 작금의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동맹을 상업적 거래로 폄훼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근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상황을 개탄만 하고 국민감정을 부추기며 협상 결렬도 불사하라는 일부 주장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며, 구조적으로 동맹의 주니어 파트너인 한국 처지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트럼프의 입장을 현실로 인정하고 신속한 협상을 촉진하되 고위선의 정치적 개입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미측의 요구가 기존 방위비 분담 개념을 뛰어넘어 전략자산 전개 비용까지 포함하므로 향후 지원 범위에 관한 원칙을 명확히 규정하고, 동맹 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상응하는 군사적 반대급부를 확보한다는 가정 아래 개인적으로는 20억 달러 수준이라면 수용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중 한반도 평화 상황이 나아지지도 않았지만, 큰 위기도 없었음은 우리의 노력 덕분이 아니라 도발의 수위를 교묘히 조절해온 북한의 의도에 기인했다고 볼 것이다. 그 배경에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바, 결국 북한의 적대 정책 철회 주장은 경제 제재 해제와 완화 요구로 귀결한다. 김정은 집권 초기 5년간 이룬 1%선의 경제 성장은 2016년 유엔의 제재 발동 이래 야기된 어려움으로 올해와 내년에는 -5%, -6%로 침체될 전망이어서 제재 완화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국제사회 최악의 규범 파괴자로서 조만간 도발의 벼랑 끝 전술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 아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인 만큼 여태까지 대북정책의 근간을 재검토해야 한다. 연초에 발표한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한반도 체제 구상을 근본적으로 거부하는 북한을 무한정 선의로 대할 수는 없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북한의 위반으로 이미 효력을 상실했으므로 내년 초 한·미 연합훈련부터 우선적으로 재개하되 미국과 협의해 핵공유 체제를 도입하고 이를 연합훈련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북한의 핵 집착에 대한 올바른 대응이며, 국내적으로 자체 핵 개발이나 전술핵 배치라는 위험하고 무모한 요구에 대한 해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합된 자강(自强) 의식이다. 동맹과 우방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의 힘 없이는 누구도 나를 지켜줄 수 없다는 것은 월남 패망에서 생생히 지켜본 경험이 잘 말해준다. ‘나는 나를 두고 다른 어떤 것에도 의지할 데가 없다. 착실한 나의 힘보다 더 나은 것은 없다’는 법구경의 말씀을 새겨볼 일이다. 국가 지도자는 위기 때 담대한 용기로, 평화 때 중용과 지적 균형감으로 나라의 명운과 국격을 지켜 나간다. 선택을 회피하거나 원칙 없이 쉬운 길만을 찾으려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다. 새해엔 우국(憂國)의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는, 균형과 용기가 어우러진 문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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