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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북송’ 거짓말한 김연철, 어느 쪽 장관인가

기사입력 | 2019-11-13 11:40

탈북 범죄자의 강제·비밀 북송(北送) 파문이 문재인 정부의 정직성과 국기(國基) 문제로 번지고 있다. 애초부터 정부 대응은 상식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의혹투성이였다. 그런데 그 이유가, 정부가 진실을 숨기고 사법 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북한 주문’에 맞추려 한 의도 때문은 아닌지 의심케 할 정황이 비록 빙산의 일각이나마 확인됐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북송 이튿날인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귀순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 근거의 하나로 “죽더라도 돌아가겠다는 진술도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통일부는 ‘귀순 의사가 있으면 곧바로 내려왔을 텐데, 이틀 동안 북방한계선(NLL)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단속에 불응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런데 사실과 전혀 다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죽더라도…” 진술은 해상 살인을 저지른 뒤 북한 김책항으로 돌아가면서 자기들끼리 나눈 말이며, 조사 과정에서는 그런 뜻을 밝히지 않았다. 어선이 NLL을 오르락내리락한 게 아니라, 해군의 퇴거 작전에 맞서 2박3일 동안 일관되게 남쪽을 향해 오려고 했다고 한다. 자필 진술서 등을 통해 줄곧 귀순 의사를 밝히며 북송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김 장관 답변과 통일부 설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나 다름없다.

이들의 ‘귀순 의사’ 여부는 북송의 정당성을 가를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물론, 귀순 의사가 없더라도 대한민국 사법 당국이 철저히 수사·규명한 뒤 합당한 처리를 하는 것이 주권국가의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그런데 ‘귀순 의사가 없다’는 대전제부터 무너졌다. 상황 변화가 새롭게 생긴 게 아니라, 전말을 다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의도적으로 장관이 국회에서 위증을 하고, 국민을 속인 셈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 어민 2명의 해상 살인 사건을 북 통신 감청을 통해 사전에 알게 된 것처럼 말했다. 북한 당국이 잡으려던 두 사람을, 북한 주장을 그대로 믿고 체포해 북송한 결과가 됐다. 그 대신, 대한민국 헌법과 유엔 고문방지협약은 위반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19일 평양에서 스스로를 “남쪽 대통령”이라고 지칭하고, 지난 9월엔 “남쪽 정부”라는 표현을 썼다. 이번 북송 사태는, 대한민국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한 게 아니라, 북한 하수인 노릇을 한 셈이 됐다. 도대체 어느 쪽 정부인가 하는 개탄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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