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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컵 - 강민숙

기사입력 | 2019-11-13 12:03

내게는 손이 없다

누구나 쉽게 잡을 수 있는

손잡이도 없다

도망칠 발도 없다

나에게는 온통 없는 것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펄펄 끓는

물속도 타오르는 불길도

무섭지가 않다

사람들 손에 잠시 들렸다가

버려지는

삼 그램쯤 되는 목숨 하나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다

가슴 텅 비워 놓고

그 순간만 기다리며

내게 말을 건다

너도 한 번뿐이라고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약력 : 전북 부안 출생. 1991년 등단해 아동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매월당문학상, 서울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 ‘그대 바다에 섬으로 떠서’ ‘꽃은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 등이 있다. 2019년 10월 새로운 시집 ‘둥지는 없다’(실천문학)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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