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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습니다]

죽비소리 된 할아버지 말씀

기사입력 | 2019-11-13 15:32

황석조(1915∼1996)

어린 시절 할아버지는 저에게 늘 따뜻하고 인자한 분이셨습니다.

한겨울 꽁꽁 언 시골 저수지 위에서 나무를 깎아 만든 의자에 저를 앉혀놓고는 온종일 스케이트를 태워 주셨던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합니다.

깊은 시골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여덟 자녀를 기르시면서도 손주들에게 환한 미소를 잃지 않으셨던 할아버지.

한편으로 저를 보실 때마다 할아버지께선 “외출할 때는 항상 의복을 제대로 갖추어라” “사람은 이름값을 하며 살아야 한다”며 쉼 없이 가르침을 주시곤 하셨습니다. 때로는 그 말씀들이 철없던 저에겐 ‘고릿적 훈장’의 말처럼 지루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지 23년이 흘러도 그때의 말씀들은 저의 언행을 바로잡는 죽비소리가 되고 있습니다. 생의 끝자락을 정리하시던 어느 날, 훌쩍 자라 대학생이 된 저를 병원으로 부르셔서는 “네가 장남이니 아버지, 어머니, 동생들 잘 보살펴야 해”라고 마지막 가르침을 주셨던 할아버지. 많이 부족하지만, 할아버지의 말씀들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꼭 4년 뒤 따라가신 할머니와 시골집에서 두 분이 찍은 사진을 꺼내봅니다. 초가집, 장독대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사진 찍던 그날 카메라 뒤에 서 있었던 유년의 저는 오늘 두 분이 너무 그립습니다.

손자 황상원 창원대 대외협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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