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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립습니다]

친구 마음 아파할까 항암 숨겨

기사입력 | 2019-11-13 15:27

이명희 (1947∼2007)

노란 은행잎이 모두 옷을 벗고 때 이른 첫눈이 내리던 날, 명희가 아픔 없는 하늘나라로 우리 곁을 떠난 지 벌써 강산이 한 번 바뀌고도 2년이 흘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서울로 이사 오면서 소식이 끊겼다가 30여 년 만에 일곱 살부터의 우정이 다시 꽃피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동창 카페 ‘골방쥐’ 멤버 가운데 제일 키가 작고 귀여웠던 명희는 명동에서 의상실을 경영하고 있었다. 명희의 의상실은 우리가 이야기꽃을 피우는 꽃밭이 돼 주었다. 하지만 오후 3시만 되면 “살림하는 여자들은 저녁밥 하러 가라”고 쫓아버려서 항상 아쉬움을 안고 돌아오곤 했다. 결혼도 미루고 부모님 모시고 살다가, 어머님 떠나시고 홀로 남으신 아버님도 어머님 곁으로 가시는 날까지 편안하게 모시다 보내 드린 효녀.

이젠 조금 편안해지나 했는데 친구들이 마음 아파할까 봐 항암치료로 빠진 머리카락을 모자 속에 감추고 다녀 명희의 투병 사실을 모두가 알지 못했다. 명희가 병원에 입원한 후에야 병의 심각함을 알았다.

휠체어를 밀며 병원 언덕을 오르느라 힘들어하는 나에게 미안해하면서도 언제 또 올 수 있느냐고 눈물을 글썽이며 조심스레 묻던 친구.

자신의 집과 의상실 모두 어려운 이웃에게 남겨주고 떠난 친구, 명희가 떠난 11월이 돌아왔다.

친구, 그곳에선 아픔 없이 편안하신가.

친구 박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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