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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미안하다” 하시던 어머니

기사입력 | 2019-11-12 11:22

이기숙(1939∼2019)

“아들아, 미안하다!” 제가 기억하는 어머니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어머니는 막내인 제가 34세의 늦은 나이에 취직하던 그해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오랫동안 병상에 계셨고, 그 바람에 결혼식장에도 못 오셨습니다. 그게 한이 되셨는지 수시로 제 결혼식장에 오시는 꿈도 꾸었다고 하셨고, 그것을 늘 미안해하셨습니다.

어머니의 병세는 크게 진전이 없었고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16년이란 세월이 흘렸습니다. 마지막 2년간은 귀도 제대로 들리지 않으셔서 의사소통이 어려웠습니다. 전 퇴근 후 늘 병원에 들러 어머니의 얼굴을 보며 하루를 마감하곤 했습니다. 말씀은 잘 못하시지만 컨디션이 좋은 날은 작고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아들 왔나? 니한테 늘 미안하다” 하시며 환하게 웃어주셨습니다. 그 웃는 얼굴을 보러 저는 일에 지친 몸을 이끌고 어머니에게 갔고, 점점 안 좋아지시는 어머니의 손을 잡아 드리고 얼굴을 닦아 드리는 것밖에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16년을 병마와 싸우시다가 막내아들이 승진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 한 달 남짓 버티시다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어머니는 잘 들리지 않는 귀로 제 승진 소식을 들으시고는 무척 기뻐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떠나신 지 70일 정도 흘렀습니다. 퇴근 후 매일 가던 병원을 지날 때마다, 어머니 연배의 할머니를 뵐 때마다, ‘엄마’라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어머니의 그 환한 얼굴이, 작고 떨리던 그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아직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어머니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이 아려 옵니다.

아들 이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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