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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왜곡 더 부추기는 분양가 상한제

기사입력 | 2019-11-08 11:43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마지막 퍼즐이라고 하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서 강박에 가까운 고집이 묻어난다. 적잖은 전문가의 반대와 정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퍼즐의 완성이라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장관의 퍼즐판 안에 오도 가도 못하게 끼어 있는 퍼즐 조각이 된 듯 가슴이 갑갑해진다. 거기에 더해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주택공급 위축은 발생하지 않을 거라는 장관의 왜곡된 항변에 불안을 넘어 허탈함마저 느껴졌다.

이번 분양가 상한제 적용의 가장 큰 문제는, 기존 아파트 가격을 오히려 자극할 수 있다는 점보다는, 서울 대도시권 중심부의 주택공급 위축 효과다. 도시 중심부의 정비사업 위축 문제는 결국 대안적인 도시 외곽 주택공급으로 인한 주민의 교통비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로 귀결된다. 무시 못 할 사회적 비용이 드는 GTX의 추가 건설이 아니라, 아예 GTX의 건설이 필요 없는 서울 대도시권을 만드는 게 우월한 대안이다. 정비사업은 리스크가 큰 사업이라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이 기대돼야 장기간의 사업 진행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하고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는 보장되는 수익률을 지나치게 낮추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해 왔고, 이번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결국은 조합원들 간의 갈등을 조장해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들 것이다.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된 공급 축소 논란은 서울시에 어느 정도 신규 주택공급이 발생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질문과 연결돼 있다. 정답은 아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답안은 서울시 인구가 줄어들지 않을 신규 주택공급량이다. 수도권에서 2015년 말에서 2018년 말 사이 연평균 약 15만 명의 인구가 증가했다. 경기도는 연평균 21만 명이 늘어나는데, 서울시는 오히려 8만 명이 줄었다. 서울시의 높은 주택 가격을 못 이겨 사람들이 떠나기 때문이라는 적잖은 사람의 주장은 그 인과관계를 뒤집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실은 1, 2인 가구의 증가 등 가속화하고 있는 가구 분화로 늘어나는 가구 수만큼 서울 시내 주택 수가 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 경쟁이 심해지고, 누군가는 그 경쟁에서 밀려나 서울을 떠나야 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 해석일 것이다. 그러면 가격 경쟁이 심해지지 않을 신규 주택공급량은 과연 얼마일까?

2015년 서울시의 인구였던 990만 명이 2018년에도 유지됐다면 그 3년간 평균 가구원 수가 2.53인에서 2.43인으로 줄어든 관계로 408만 가구가 됐을 것이다. 이는 2015년의 391만 가구보다 16만 가구가 증가한 수치로 이만큼의 주택 재고가 늘었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시의 주택 재고는 3년간 10만 호밖에 늘지 않았다. 서울시에서 주택 신축은 멸실을 동반하는 관계로 어림잡아 신축주택 수의 50%가 멸실되므로, 3년간 약 32만 호, 연간 약 11만 호의 신규 주택이 공급됐어야 서울시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기간 서울의 연평균 주택준공 물량은 8만 호 정도로, 3만 호 정도 부족했다. 그런데 이번 분양가 상한제의 핀셋 적용은 가장 선호도 높은 지역에 아파트 공급을 위축시키고, 그 지역 기존 아파트의 희소가치를 더 높이고 있다.

현 정부 17번째 대책인 11·6 분양가 상한제는 퍼즐의 완성이 아니라 시장판의 퍼즐 조각을 더 비틀어지게 한다. 선 비틀기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자기의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연한 판을 만들어 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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