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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언급에 中 후원중단 압박

홍콩의 ‘반중국’ 시위와 관련, 미국프로농구(NBA)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정부에 이어 마이크 펜스(사진) 미국 부통령이 가세, ‘외교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눈치를 보는 NBA를 강하게 비난했다. 25일 오전(한국시간)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가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주최한 ‘미국과 중국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NBA는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중국 공산당에 동조한다”면서 “NBA는 중국 공산당이 소유한 자회사인 듯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 내 매장에서 휴스턴 로키츠 관련 상품을 치운 나이키도 꼬집었다. 펜스 부통령은 “나이키는 인권과 사회정의에 앞장서는 회사처럼 보였지만, 홍콩 시위에 한없이 작아졌고 그들의 양심을 배신했다”고 강조했다.

NBA는 ‘반중국’ 홍콩시위와 관련, 중국의 강한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4일 대릴 모레이 휴스턴 단장은 SNS에 홍콩의 반중국시위를 지지하는 글을 올려 중국 정부와 기업, 팬들의 반발을 샀다. 중국 국영방송 CCTV는 NBA의 시범경기 중계를 중단했고, 2019∼2020시즌 NBA 개막전도 방송하지 않았다.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기업 텐센트와 운동복 업체 리닝, 상하이푸동개발은행(SPD은행) 등은 휴스턴과의 인연을 끊었다. 특히 휴스턴은 중국이 자랑하는 농구스타 야오밍이 2002년부터 8년간 소속된 구단이기에 중국의 분노는 잦아들지 않았다.

모레이 단장은 논란이 거세지자 자신의 글을 SNS에서 삭제한 뒤“휴스턴을 사랑하는 중국인들을 공격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다. 틸만 퍼티타 휴스턴 구단주는 “모레이 단장은 휴스턴을 대변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고, NBA 사무국은 “모레이 단장의 글이 중국 팬들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NBA의 간판스타인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는 지난 15일 “모레이 단장의 발언은 홍콩 이슈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많은 사람이 재정적, 감정적으로 큰 피해를 볼 뻔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제임스는 올 시즌에만 9240만 달러(약 1084억 원)를 벌어 6년 연속 NBA 수입 1위를 기록했다.

NBA가 중국에 저자세로 일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있다. 농구는 중국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 중국 내 NBA 팬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포브스에 따르면 NBA의 중국 시장의 가치는 40억 달러(약 4조7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제외하면 가장 큰 시장이 중국이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으로 NBA의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애덤 실버 NBA 총재는 “중국 기업의 후원 중단으로 NBA는 이미 상당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면서 “중계권료 수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