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군에 속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1·2위 광역자치단체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두 단체장이 경쟁하듯 청년 지원대책을 내놓고 있다. 박 시장은 23일 일자리 없는 청년들에게 매달 50만 원을 6개월 동안 주는 ‘청년수당’을 올해의 4∼5배 규모로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3년 간 10만 명에게 3300억 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1000억 원을 투입해 청년들에게 월세 20만 원을 10개월까지 지원하는 방안도 있다. 이 경기도지사는 올해에만 1753억 원의 예산을 편성, 지난 4월부터 경기도내 만 24세 청년에게 연간 100만 원씩의 지역 화폐를 지급하는 ‘청년기본소득’ 정책을 시행 중이다.

청년수당이든, 기본소득이든, 효과보다 부작용이 두드러진다. 청년수당은 구직 활동 지원이 주목적이지만, 그런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자리가 없어 취직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청년들 도덕적 해이만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5월 점검 결과에 따르면 청년수당이 에어컨·한약·게임기 구입, 충치 치료·문신 제거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청년들의 ‘용돈’이 된 것이다.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두 단체장이 밀어붙이는 것은 가깝게는 내년 4월 총선, 멀리는 본인들의 대선 행보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재정 사정이 나은 서울시와 경기도가 이런 식이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흉내내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까지 가세하고 있다. 결국 납세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재산세 급등 등 조세 불만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