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년멤버 재결합… 진짜 ‘터미네이터’가 돌아왔다

이미지 크게보기 영화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의 한 장면.

■ 1·2편 오리지널 시리즈 맥 잇는 6편 ‘다크 페이트’

1편 감독 캐머런이 제작 맡아
슈워제네거·해밀턴 다시 호흡
새로운 이야기였던 5편과 달리
올드팬들에게 ‘향수’ 자극할듯

1984년 시작된 오리지널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맥을 잇는 진짜가 돌아왔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6편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는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린다 해밀턴이 주연으로 나선 1, 2편의 세계관을 계승한다.

1편 ‘터미네이터’는 기계가 점령한 미래에서 인간 저항군 사령관 존 코너의 탄생을 막기 위해 보낸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이 존의 어머니가 될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를 제거하려는 이야기를 그렸다. 죽여도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T-800이 섬뜩한 공포감을 전했다. 1991년에 나온 ‘터미네이터2’는 기계군단을 조종하는 스카이넷이 어린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를 없애기 위해 액체로봇 T-1000(로버트 패트릭)을 다시 과거로 보내고, 1편에 나왔던 T-800이 사라와 존을 돕는 역할을 수행한다.

3편 ‘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감독 조너선 모스토·2003)과 4편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감독 맥지·2009)은 1, 2편과 동떨어진 내용을 담았다. 4편에는 슈워제네거가 나오지 않는다. 또 5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감독 앨런 테일러·2015)는 1편 이전 상황을 보여주며 1, 2편을 총정리하고,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다.

6편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는 캐머런 감독이 제작을 맡은 작품으로, 슈워제네거와 해밀턴이 28년 만에 다시 만나 찰떡 호흡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2편 심판의 날 이후 미래가 바뀌었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인류의 새로운 희망인 대니(나탈리아 레예스)를 지키기 위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한 슈퍼 솔저 그레이스(매켄지 데이비스)가 미래에서 오고, 최첨단 기술력으로 무장한 터미네이터 Rev-9도 대니를 제거하려고 도착하며 치열한 대결이 벌어진다. Rev-9에 밀려 위기를 맞은 대니와 그레이스 앞에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가 나타나 이들을 돕고, 미래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 있던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도 합류해 Rev-9의 동력을 끊기 위한 작전을 펼친다.

1, 2편에 대한 향수를 지닌 시리즈 팬들에겐 좋은 선물이 될 작품이다.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르고, 감성도 충만해진 T-800을 보며 샛길로 빠졌던 중간 시리즈에 대한 아쉬움을 날릴 수 있다. 또 1, 2편을 떠올리는 장면과 대사가 웃음을 선사한다. 반면 35년간 이어온 시리즈에 대한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한참을 생각해야 하고, 매번 비슷하게 전개되는 구성이 지루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김구철 기자

이미지 크게보기 1, 2편의 감독이었던 제임스 캐머런이 제작자로 참여한 ‘터미네이터-다크 페이트’가 오는 30일 개봉한다. 1편 개봉 이후 35년이나 된 ‘해묵은’ 시리즈이지만 이번엔 한층 진화한 액션, 여성이 이끄는 서사 구조로 기존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360도 회전 비행기 충돌 ‘짜릿’

■ 3가지 새로운 포인트
2편 액체형 터미네이터의 진화
페미니즘적 스토리텔링도 눈길

6편까지 우려먹은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의외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요소로,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데드풀’(2016)에서 코믹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액션을 보여줬던 팀 밀러 감독의 쫀쫀한 액션 연출 때문이다. 6편에서 액션의 하이라이트는 대략 2번 등장한다. 하나는 자동차 추격 신이고 다른 하나는 날아가는 비행기와 비행기의 충돌 신이다. 자동차 추격은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외곽 고속도로에서 실제로 찍었다. 최고의 드라이버 스턴트 팀이 스릴 넘치는 액션을 만들었다. 차와 차의 충돌 장면엔 원격제어 차량이 사용됐다. 그만큼 사실적이고 짜릿한 액션을 보여준다. 비행기 충돌 신은 360도 회전이 가능한 세트에서 촬영했다. 충돌 장면은 시각효과 덕이지만 그 안에서 벌어진 배우들의 액션은 수개월간 액션 연기에 땀을 흘린 결과였다. 둘째는 SF 액션에까지 스며든 페미니즘적 스토리텔링이다. 1편에서 로봇 터미네이터를 대적한 건 미래에서 온 남자 카일 리스였고, 2편에서 세상을 구원한 지도자는 사라 코너의 아들 존이었다. 그러나 6편에선 세상을 구하는 게 결코 남자만의 몫은 아니라는 걸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제외하곤 주연들이 린다 해밀턴, 매켄지 데이비스, 나탈리아 레예스 등 모두 여성이다. 더구나 해밀턴과 데이비스는 액션, 레예스는 미래의 키를 쥔 인물로 묘사된다.

끝으로 제작을 맡은 제임스 캐머런은 자신이 만든 1, 2편에 대한 오마주를 심심치 않게 노출한다. 하지만 과거에 멈추지 않고 좀 더 나아가려고 했다. 터미네이터의 유명한 대사 ‘아일 비 백(I’ll be back)’ 대신 ‘아이 원트 비 백(I won’t be back)’이라고 말한다. 2편에 등장한 액체형 터미네이터 모델이 나오지만 한층 더 진화된 방식으로 표현한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린다 해밀턴의 일화에서부터 1, 2편을 이어가되 3∼5편은 제외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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