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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부장 등 5共요직 거쳐… 대권후보로도 거론

손고운 기자 | 2019-10-22 12:08

신군부와 美 관계 정상화 주도
박종철 치사사건으로 공직마감


제5공화국 당시 요직을 두루 역임한 노신영(89) 전 국무총리가 21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1930년 평안남도 강서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세에 홀로 월남해 고구마 장사를 하며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서울대 재학 중 6·25전쟁이 발발해 입대한 상황에서도 공부에 전념해 1953년 고시 행정과 3부(외교)에 합격했다. 1955년 외무부에 들어가 고시 출신 외교관으로 첫 외무장관에 오른 고인은, 정통성 시비에 휩싸인 신군부 정권과 미국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와의 관계 정상화를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도 석방됐다. 1970년대 초 주인도대사로 나갈 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서기관으로 데려갔고, 1985년 국무총리에 취임했을 때 의전비서관으로 파격 승진시켜 ‘반 전 총장의 멘토’로도 불린다.

고인은 5공화국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신임 하에 외무부 장관(1980∼1982년), 국가안전기획부장(1982∼1985년), 국무총리(1985∼1987년)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한때 대권 후보로도 거론됐다. 전 전 대통령이 노 전 총리에게 외무부 장관 임명장을 주며 “당신이 노신영이오? 정보보고를 보니 괜찮다고 해서 시켰소. 잘하시오”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 군 출신이 독점했던 정보기관을 외교관 출신이 맡은 것은 그가 처음이었다.

노 전 총리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자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당시 여당이었던 민정당의 고문을 지냈고, 1994년부터 2012년까지는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며 복지·장학사업에 몰두했다. 함경남도 함흥시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 동기생인 부인 김정숙 여사와 1954년 결혼했고, 2009년 사별했다. 유족으로는 경수(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철수(아미커스 그룹 회장), 은경, 혜경 씨가 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둘째 사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5일, 장지는 대전현충원이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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