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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에 대한 성찰… 상상과 사유 ‘모락모락’

기사입력 | 2019-10-22 12:29

남여주, Reflective, 50×135㎝, 아크릴 레진, 2019 남여주, Reflective, 50×135㎝, 아크릴 레진, 2019

구연부(口緣部·그릇의 입구)가 둔각으로 넓고,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첨저형으로 좁아지는 멋들어진 바리때.

게다가 주칠(朱漆)에 당초문(唐草紋) 같은 도상까지 더해져 어떤 비의적 분위기가 감도는 판타지가 인상적이다. 레진이라는 투명 매질이 두껍게 도포(塗布)되면서 더 붉고 생생해진다. 흡사 명경지수 속의 생물을 보는 것처럼.

화면의 여백은 비즈라는 입자 오브제들이 매질로 덮여 있다. 마치 공기의 입자를 상징하듯 희뿌연 연무가 덮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르네상스 거장들이 눈과 대상 사이에 있는 공기의 역할을 강조했던 사실을 다시금 조회하게 된다. 물론 지나칠 정도로 정물의 강렬한 인상으로 인해 여백에 눈길을 주기가 쉽지는 않다.

향을 머금은 연기 같은 것이 감도는 데서 보듯, 여백에 의미를 둔다는 것은 무얼까. 여백에 대한 동, 서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성찰하고 있음이 역력하다.

공기든 혹은 물이든 매질의 전제는 굳건하며, 그 전제 위에서 우리의 상상과 사유가 모락모락 지펴지고 있다. 여백의 상투적 의미를 회의해 볼 일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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