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인물

자율주행車 성패, 결국 ‘제어’에 달렸다

김성훈 기자 | 2019-10-22 14:56

제어부품 발달, 어디까지 왔나

車오류·오작동 대비 안전장치
‘리던던시 제어장치 기술’개발
SUV까지 즉시 적용가능 수준

카메라로 방지턱 등 미리 인지
차체높이 조절·노면충격 흡수
‘프리뷰 에어서스펜션’ 기술도

구동 · 제동 · 조향 · 진동흡수
하나로 융합한 ‘e-코너 모듈’
현대모비스 2년내 개발 목표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2024년까지 주요 도로에 완전 자율주행차들이 달릴 수 있도록 안전기준 등 법·제도를 정비하고, 통신·지도·교통 시스템 등 기반시설을 완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목적지만 입력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주행 환경을 파악하고 최적 경로를 계산해 이동하는 자율주행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지는 분위기다. 연내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SUV GV80에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량 시스템이 뒤에서 달려오는 차가 있는지 등을 판단해 차로 변경까지 하는 ‘2.5단계’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다.

자율주행 핵심기술은 기본적으로 3가지로 구성된다. 센서를 통해 상황을 ‘인지’하고, 전자제어장치(ECU) 등이 그 상황에 맞는 주행전략 등을 ‘판단’, 기계장치를 ‘제어’하며 운행하게 된다. 첨단기술로 주목받는 인지·판단 분야에 비해 제어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자율주행 기술 발전과 함께 제어부품도 끊임없이 발달하고 있다. 결국 자동차 성능의 기본은 제동, 조향, 현가장치(노면 충격 흡수장치·서스펜션) 등 핵심 제어부품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자율차 오작동 대비한 이중 안전 설계=사람이 운전에 개입하지 않게 될수록 전동식 제어장치가 오류를 일으킬 때를 대비한 제어부품 설계는 더욱 중요해진다. 운전대도 없고 브레이크 페달도 없는 차에서 만약 전동식 제어장치의 모터가 고장 난다면 사고를 피할 길이 없다. 따라서 마치 병원 등의 비상 발전기처럼, 제어장치 하나가 고장 나도 즉각 보조장치가 작동해 탑승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기술을 리던던시(Redundancy·중복) 제어장치 기술이라고 부른다. 돌발상황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보조장치다. 자동차 안 한정된 공간에 2개의 제어장치를 둬야 하므로 하드웨어 소형화가 필수적이고, 장치 이상을 파악해 바로 보조장치를 작동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역량이 중요하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리던던시 브레이크 시스템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주 제동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제어기가 이를 감지해 보조장치에 구동명령을 내리게 된다. 리던던시 브레이크 시스템을 승용차나 SUV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개발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내비게이션과 연계된 서스펜션, 센서와 연동된 전조등=올 초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프리뷰 에어서스펜션은 내비게이션 지도와 카메라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선제적으로 반영해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하고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기술이다. 심한 바람이 부는 다리를 지날 때는 자동으로 차체를 낮춰 바람 영향을 줄이고, 과속방지턱이 있으면 미리 차체를 높여 노면 충격을 줄인다. 앞으로는 지도 정보뿐 아니라 카메라 센서 정보까지 더해 전방 주행 상황을 더욱 명확히 파악하는 기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상향등 상태를 기본으로 유지하되 카메라 센서로 앞차나 반대 차로에서 달려오는 차를 인식, 상대방 눈이 부시지 않도록 필요한 부분만 빛을 차단하는 기술은 고급 차에는 벌써 일반화돼 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레이더 센서, 조향각 센서, 내비게이션 등에서 받은 정보까지 종합해 후측방에서 빠르게 달려와 지나가는 자동차에도 반응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된 기술이 개발됐다.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해외에서 특허 12건을 낸 기술이다.

안전벨트, 에어백 등도 자율주행 센서와 연계되고 있다. 센서가 주행 경로 앞쪽에 이상 상황을 감지하면 전동식 좌석벨트를 미리 조정해 탑승자를 고정하고, 불가피하게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이면 충격 강도에 따라 에어백을 펼친다.

◇미래 차의 융합형 제어 부품=구동과 제동, 조향, 서스펜션이 모두 융합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제어부품도 개발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 중인 e-Corner(코너) 모듈은 휠 내부 장착 모터와 전동 브레이크, 전동 조향, 전동 댐퍼(진동 흡수장치) 등 4가지 기술을 모듈 하나로 융합해 바퀴 안으로 집어넣은 혁신적 부품이다. 네 바퀴 안에 핵심 제어부품들을 융합해 구현하기 때문에 엔진과 동력전달 체계(파워트레인) 관련 기계장치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설명이다. 네 바퀴 안에 자동차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능이 다 들어가 있기에 전폭과 축간거리 등 바퀴 배열만 조정해 차체 크기를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전륜과 후륜, 2륜과 4륜 등 구동방식도 e-코너 모듈을 어디에 넣느냐에 따라 간단히 정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1년까지 e-코너 모듈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