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
인물

억새 이는 바람… 가을이 달아오른다

박경일 기자 | 2019-10-18 10:46

경남 합천 황매산 억새 능선 위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황매 평원의 모습. 억새가 오후의 기울어 가는 볕을 받아 독특한 색감으로 빛나고 있다. 황매산은 억새가 핀 능선 턱 아래까지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경남 합천 황매산 억새 능선 위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황매 평원의 모습. 억새가 오후의 기울어 가는 볕을 받아 독특한 색감으로 빛나고 있다. 황매산은 억새가 핀 능선 턱 아래까지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다.


■ 억새 산행명소

- 정선 민둥산
역광으로 빛나는 군락지‘감동’

- 보령 오서산
정상서 서해안 섬들이 한눈에

- 창녕 화왕산
안개·억새 어울려 선경 빚어내

- 양산 천성산
늪 주위 펼쳐진 억새밭 인상적

- 합천 황매산
정상까지 차로 올라 감상 가능


가을 산행의 꽃은 온 산이 붉고 노랗게 물드는 단풍이지만, 그 못지않은 것이 가을바람에 흰 솜털을 날리며 물결치는 억새군락의 감동이다. 때로는 억새 산행이 단풍 나들이보다 나은 점도 있다. 그중 하나가 단풍은 찰나와 같이 짧지만, 초가을 꽃을 피운 억새는 겨울의 초입까지 남아있다는 것. 억새 산행명소에도 인파가 몰리기는 하지만, 단풍 행락지처럼 야단법석으로 붐비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을 억새를 만날 수 있는 내로라하는 산행 목적지를 골라봤다.


# 강원 정선 민둥산

민둥산은 억새 하면 첫 번째로 떠올릴 만큼 대표적인 가을 억새 산행지다. 민둥산이라는 이름은 정상 부근 능선이 나무가 없는 둥근 봉우리로 이뤄져 있어 붙여진 것. 7분 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지만, 해발 1118.8m 정상 부근의 능선 일대는 온통 억새로 뒤덮여 있다. 정상에 오르면 비로소 사방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물고기 비늘처럼 반짝이는 억새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모습을 대할 수 있다. 억새밭의 규모가 크고 군락지가 역광으로 반짝여 다른 억새 산행지보다 감동이 훨씬 큰 편이다. 산행로는 발구덕마을까지 올라가서 마을 왼쪽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어서 가족 산행에 적합하다. 그렇다고 산책 수준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산정까지 가려면 제법 숨이 차고 땀이 난다.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8

# 충남 보령 오서산

보령시 청라면과 청소면에 걸쳐있는 오서산은 서해를 바라보며 우뚝 솟아있는 산이다. 그래 봐야 700m급에 불과하지만, 금북정맥의 최고봉(790m)으로 서해안에 바짝 붙은 산으로는 단연 최고의 높이를 자랑한다. 산에 오르면 멀리 서해 일대를 거침없이 조망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산세와 부드러운 능선을 고루 갖추고 있는 데다 가을이면 3만3000㎡에 이르는 억새가 장관을 연출하고 있어 ‘전국 5대 억새 명소’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다. 오서산에 오르면 두 개의 바다를 만난다. 하나는 물결치는 억새꽃이 펼쳐진 능선의 바다고, 또 하나는 저 멀리 아래로 굽어보이는 진짜 서해 바다다. 정상에서 보면 대천해수욕장의 가지런한 해안선과 원산도, 삽시도 등의 서해의 섬들이 둥실 떠 있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3542

# 경남 창녕 화왕산

창녕의 화왕산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가을이면 억새꽃이 온 산에 가득 피어나서 장관을 이루는 산이다. 가을이면 화왕산성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평원에서는 억새가 십 리(4㎞) 길을 이룬다. 끝 간 데 없는 산 능선의 분지에는 온통 억새들이 하얗게 꽃을 피운다. 화왕산의 억새가 가장 아름다운 때는 단연코 이른 아침이다.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지만, 일교차가 큰 날 이른 아침이면 산 아래 분지 쪽으로 밀려들어 깔리는 안개와 억새가 한데 어우러지면서 가히 선경을 빚어낸다. 산행은 자하곡매표소에서 시작해 명상의 숲을 지나 화왕산성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2코스 구간이 가장 짧다. 짧은 만큼 경사가 만만치 않은 돌계단으로 이뤄져 있지만, 힘이 들더라도 ‘짧고 굵게’ 올라가서 느긋하게 억새 능선을 거니는 것을 추천한다. 창녕군청 문화홍보과 055-530-2254

# 경남 양산 천성산

양산의 천성산(897m)은 등산목적지보다는 도롱뇽 소송으로 더 잘 알려진 곳. 그러나 등산인들에게 천성산은 가을철 광활한 구릉에 가득한 억새로 유명하다. 천성산 제 1봉 정상 북쪽에는 원효대사가 1000여 명의 승려에게 화엄경을 강설해 모두 성인으로 만들었다는 장소인 화엄벌이 펼쳐져 있다. 억새는 화엄벌에 있다. 화엄벌에는 화엄늪 등 습지보호구역이 곳곳에 있고 그 주위를 둘러싸고 억새밭이 광활하다. 능선을 따라 억새밭이 이어져 있어 실제 규모보다 시각적으로 훨씬 더 광활한 느낌을 받게 된다. 능선을 걷는 내내 햇볕을 받은 은빛 억새 물결이 눈부실 정도다. 양산시 문화관광과 055-392-2563

# 경남 합천 황매산

합천 황매산은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억새로 여행객을 불러 모으는 곳이다. 해발 1108m의 황매산 정상 주변 능선에 철쭉과 억새가 자라는 것은 과거 목장 개발의 자취 때문. 목장의 초지로 다듬는 과정에서 아름드리나무를 다 베어낸 자리에 철쭉과 억새가 자라고 있다는 얘기다. 황매산의 억새밭이 특별한 것은 무엇보다 산 정상 턱밑까지 차로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상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산책하듯 능선을 걸으며 억새꽃을 감상할 수 있다. 햇살이 길게 비추는 아침 일찍이나, 빛을 받은 모든 것이 노랗게 반짝이는 해 질 녘을 맞춰서 가는 게 좋겠다. 억새 군락지 사이로 조망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합천군 문화관광과 055-930-3750

글·사진 =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억새 산행 대표 명소로 꼽히는 강원 정선의 민둥산.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