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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자신감을 살고, 어디 가서도 절대 안 진다”

김구철 기자 | 2019-10-07 14:21

올해 데뷔 63년 맞는 배우 김지미

“6·25전쟁 후에 국민의 슬픔과 괴로움을 영화가 씻어줬어요. 그 속에 제가 있었다는 자부심이 큽니다.”

올해로 데뷔 63년을 맞은 원로 배우 김지미(79)는 1957년 열일곱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 한 시대를 풍미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데뷔 초부터 서구적인 외모로 큰 인기를 끈 그는 1960∼1970년대 최고의 스타로 올라서며 7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김지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는 감회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영화가 100년이 됐지만 내가 데뷔하기 전에 나온 작품은 몇 편 안 된다”며 “데뷔 후 영화제작 붐이 일어 1년에 몇십 편씩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시에는 연구하고 신경 쓰며 영화를 만든 게 아니라 전국 극장 수급 날짜에 맞춰 찍어냈다. 내가 많이 찍을 때는 동시에 34편을 촬영한 적도 있다”며 “15∼20회차 만에 촬영이 끝나서 가능했다. 내 출연작은 졸작이 많아 속이 상한다”고 토로했다.

김지미는 1980년대 중반 자신의 이름을 딴 영화제작사 지미필름을 차려 ‘티켓’(감독 임권택·1985), ‘명자 아끼꼬 쏘냐’(감독 이장호·1992) 등 7편을 제작했다. 그에게 ‘제작자로서 꼭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냐’고 묻자 “두 번 큰 좌절을 맛본 게 잊히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내가 기획한 ‘비구니’를 종교단체의 항의로 만들지 못한 게 가장 아픈 일”이라며 “또 여성들이 성 착취를 당하는 사회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만든 ‘티켓’이 공연윤리위원회 검열에 걸려 상영을 못 하게 됐다. 포기하고 필름을 태워버리려고 하다가 공동작업으로 만든 영화를 살리기 위해 몇 장면 자르는 것으로 타협했다”고 설명했다.

김지미는 여전히 건강한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로 소식을 꼽았다. 그는 “하루에 조금씩 다섯 끼를 먹는다”며 “피부마사지나 운동은 전혀 안 한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살며 어디 가서도 절대 안 진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김지미의 연기인생을 조명하는 ‘김지미를 아시나요’ 토크 쇼가 열렸다. 후배 배우인 안성기와 전도연이 대선배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지미와 8편의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안성기는 “1957년 ‘황혼열차’에서 처음 김지미 선배님을 만났는데 너무 어릴 때라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다”며 “다만 정말 예뻤다는 것은 기억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60년대 한국영화 중흥기의 한가운데 있었던 분이 김지미 선배님”이라며 “1980∼1990년대에는 제작과 영화인 단체를 위해 애쓰셨다”고 덧붙였다.

부산=글·사진 김구철 기자

1958년 18세의 김지미[김천길 전 AP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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