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야구
축구
농구
골프

슬로 플레이 퇴출 전쟁의 시작

최명식 기자 | 2019-09-20 11:32

‘세상에서 가장 느린 팀은 바로 앞 팀이며 가장 빠른 팀은 바로 뒤 팀’이란 격언이 있습니다. 주말골퍼라면 앞 팀을 향해 “느려 터졌다”는 불만을 쏟아낸 경험이 있을 겁니다. 또 ‘뒤 팀은 왜 그리 빨리 쫓아오는 거야’라는 생각에 압박감도 받았을 겁니다.

골프에서 슬로 플레이는 ‘공공의 적’입니다. 한두 팀이 느려지면 그 뒤 팀들은 도미노처럼 늘어집니다. 4시간 30분 이내에 마쳐야 할 라운드가 5∼6시간으로 늘어납니다. 골프장은 수익성도 나빠질 뿐 아니라 ‘3류 골프장’이란 꼬리표도 붙습니다. 골프장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설치된 전동카트를 사무실에서 모니터로 들여다보며 진행이 늦은 팀이 발생하면 곧바로 진행요원을 보냅니다. 진행요원이 지켜보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골퍼들은 당연히 부담을 안게 됩니다.

공식대회에서 슬로 플레이가 도마에 오른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J B 홈스나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 등 일부 선수들의 슬로 플레이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디섐보는 70야드를 남겨 두고 샷을 하는데 3분 이상을 허비하더니, 3m 남짓한 퍼트를 하는 데 2분10초가량을 써 동반한 선수들이 혀를 내둘렀습니다. 하지만 유명선수들은 슬로 플레이를 해도 실제 제재를 받지 않습니다. 영국왕실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최근 규칙을 개정했습니다. PGA투어 측은 슬로 플레이를 막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해명합니다.

그런데 유러피언투어가 먼저 칼을 빼들었습니다. 19일 영국 웬트워스에서 개막한 BMW PGA챔피언십에서 앞 조와 적절한 간격을 유지하며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GPS를 이용한 ‘페이스 오브 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각 조의 한 선수 골프백에 위치추적 장치를 달아 실제 경기 진행 속도를 들여다보는 것이죠. 올해에는 우선 5개 홀에만 시험적으로 도입한 뒤 내년부터 18홀 전체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조가 홀을 마칠 때 각 홀에 설치된 화면에 나타나는 진행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몇 번 홀에서 어떤 조가 플레이하는지 손바닥 보듯 훤히 알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경기 속도를 높이고 슬로 플레이로 적발된 선수에게 벌타와 벌금을 부과할 계획입니다. 자신이 늦지 않더라도 파트너를 잘못 만나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게 됩니다. 아마 대회 때마다 느림보를 만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선수들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