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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정유시설이 단 10대의 소형 드론에 의해 불바다가 됐다. 드론의 숫자나 순항미사일의 가세 여부는 논란이 있지만, 분명한 사실은 드론이 이 테러에 이용됐다는 것이다. 작은 드론의 공격에 세계 유가가 19%나 급등하고 중동은 전운이 짙게 감돌고 있으니 그 파장은 최대급이다. 특히, 전체 수입 원유의 30%가량을 사우디에서 조달하는 한국은 경제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됐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바로 안보적 영향이다. 2014년 청와대를 촬영하고 북으로 가던 소형 무인기가 파주에 추락한 이후 군(軍)은 무인기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 무인기는 약 1㎏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를 장착했다. 만약 그 무인기가 카메라 아닌 1㎏의 사린가스 등 화학무기를 싣고 광화문 상공에 뿌렸다면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그래서 군은 이스라엘에서 급히 소형 무인기도 탐지할 수 있는 RPS-42 레이더 10대를 긴급 도입해 수도권에 배치했다. 또, 국내 업체에서 소형 무인기도 탐지할 수 있는 ‘국지 방공 레이더’의 개발에 착수해 전방에 배치하고 있다.

그 반면, 북한의 드론 능력도 강해지고 있다. 2011년부터 평양과 신의주에 RC항공구락부를 만들어 리모컨으로 조종하는 무선조종(RC) 항공기를 대량으로 운용한다. 2012년부터는 전국군중체육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해 매년 대회를 치를 정도로 무인기 조종에 대한 수준과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 사회 내부 세력에 의한 드론 공격이다. 급성장하는 국내 드론 시장은 2016년에 총매출 704억 원에서 2018년은 2276억 원이었으며 2020년은 437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대중화됐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누구든 수십만 원만 투자하면 소형 드론에 자동항법장치를 추가해 리모컨 없이도 예정된 경로로 비행시킬 수 있다. 또, 성인이면 화공 약품점에서 각종 화학 재료를 살 수 있다. 화공 약품들의 조합으로 폭발물을 만드는 방법은 인터넷에 수없이 널려 있다. 북한의 고정간첩이나 자생적 협조자들이 울산과 여수 등의 정유시설이나 각종 발전소·변전소·유류 저장고 등을 타격한다면 감당할 수 있겠는가. 지자체들은 군부대와 협조 속에 진행되는 통합방위작전에 이런 드론을 통한 대테러 매뉴얼과 방어 장비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남시장과 국회의원 출신 KOICA 이사장은 백두·금강 정찰기와 앞으로 도입될 글로벌호크 무인정찰기를 운용하는 전략기지인 제15특수임무비행단의 서울공항 활주로 남쪽 1.3㎞와 1.9㎞ 지점에 드론연습장을 만들었다. 여기에 제15비행단장이 동의해 줬는데, 준장에 불과한 비행단장의 결정이기보다는 여권 정치인들의 압력에 국방부가 지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활주로 남쪽에서 불과 1.3㎞ 떨어져 있는 드론연습장에서 전략정찰기인 글로벌호크의 격납고를 향해 테러를 가한다면 그 짧은 순간에 막을 방법도 없다. 이것이 우리 정부와 군이 드론을 대하는 인식 수준이다.

지자체는 기간(基幹)시설 전반에 걸친 드론 공격에 대한 대응책을 세워야 하고, 군은 군사공항 등 전략시설에 대한 대응책을 속히 수립해야 한다. 북에서 오는 드론뿐만 아니라 남에서 이륙하는 드론에 대한 대비도 절실하다. 사후약방문으로 처방하기엔 이번 사우디 사태에서 봤듯이 그 피해가 너무나 크다. 따라서 정부와 군은 선제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